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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한글날에 바란다
새로운 한글날에 바란다

이규택∙국회의원


  필자의 지역구인 경기도 여주(驪州)는 영릉(英陵)을 모신 곳입니다. 세종대왕(世宗大王) 좌상(坐像)이 오거리에서 방문객을 맞이하고 세종국악원, 세종대왕역사박물관, 세종신문 등 세종대왕은 여주의 자랑이자 상징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세종대왕의 업적이 수없이 많습니다만 그중 가장 위대한 것을 꼽으라면 국민 대부분은 주저 없이 ‘한글’을 선택할 것입니다.
  
  만일 한글이 창제되지 않았다면 우리는 일본의 가타가나(カタカナ), 히라가나(ひらがな) 같은 번거로운 문자를 사용하거나, 영어로 우리말을 표현하기 위해 식은땀을 흘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미국의 문맹률이 21%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문맹률 제로(Zero)에 가까운 우리나라의 현실은 한글의 힘을 잘 보여 주고 있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IT 강국으로 부상한 밑바탕에 한글이 있다는 것도 주지의 사실입니다.
  
  한글날의 기원은 혹독했던 일제 강점기로 돌아갑니다. 1926년 민족주의 국어학자들이 제1회 가갸날을 선포하고 훈민정음(訓民正音) 반포 480주년을 기념한 것이 한글날의 시초였습니다. 이는 우리 민족을 말살하려는 일제의 횡포에 맞선 자랑스러운 쾌거였습니다.
  
  1999년 타계한 미국 시카고 대학의 매컬리(James D. McCawley) 교수 같은 이는 매년 10월 9일이 되면 강의를 휴강하고 학생들을 집으로 초대하여 한식(韓食)을 먹으며 한글날을 기념하였다고 합니다. 그만큼 한글은 세계 석학(碩學)들의 감탄을 자아낸 과학적 문자인 것입니다.
  
  그런데 양반층의 차별, 일제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지켜온 한글이 아이러니컬하게도 우리 손에 의해 차별받게 되었습니다. 십수 년간 한글날이 국경일에서 기념일로 격하되었던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글 없이는 민족의 혼(魂)도 유지될 수 없습니다. 영어 능력으로 사람이 평가받고, 영어를 제2 공용어로 지정하자는 견해마저 들끓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우리의 정체성을 한글 없이 지켜낼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필자는 한글날이 국경일로 승격된 것은 우리 국민 전체의 기쁨이요 희망이자, 감히 민족의 쾌거라고까지 말하고 싶습니다. 때마침 ‘새로운 한글날에 바란다’는 주제로 졸고(拙稿)를 싣게 되어 그 기쁨이 배가되는 것 같습니다.
  
  국경일법 개정안이 통과되기까지 한글을 사랑하는 수많은 학자와 국민들의 성원 그리고 동료 국회의원들의 숨은 노력이 있었습니다. 1990년 기념일로 격하된 이후 16년 만에 되찾은 ‘국경일 한글날’을 계기로 우리 국민의 사랑을 듬뿍 받는 한글이 될 것을 기대합니다. 그리고 한글의 우수성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세계인의 한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을 다짐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