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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알고 있는어원 몇 가지(7)

조항범∙충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1.

  이 글은 우리가 알고 있는 어원 가운데 잘못된 것이라고 판단되는 몇 가지를 골라 바르게 고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우리는 앞서 이와 같은 목적으로 ‘가랑비, 가시내, 가시버시’ 등 20여 개 단어 및 관용어의 어원을 밝힌 바 있다. 여기서는 ‘불알, 입씨름, 행주치마’를 대상으로 그 어원을 정확히 밝혀 보려 한다.
  

2.

      2. 1. 불알

  ‘불알’은 남성 생식기의 한 부분이다. 음낭(陰囊, 불주머니) 속에 두 개가 있는데, 정충을 만들어 남성 호르몬을 분비하는 역할을 한다. “불알 두 쪽만 대그락대그락한다.”, “불알 두 쪽밖에 없다.” 등과 같은 속담을 통해서도 ‘불알’이 두 개임을 쉽게 알 수 있다.
  남자라면 ‘불알’이 어떤 생식기인지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불알’은 급소여서 그것에 조금이라도 충격이 가해지면 고통이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다. ‘불알’에 공을 맞은 축구 선수가 그것을 감싼 채 어쩔 줄을 몰라 하며 펄쩍펄쩍 뛰는 것만 보아도 ‘불알’이 얼마나 충격에 약한 급소인가를 알 수 있다. “불알 차인 중놈 달아나듯(불알을 차이면 어디가 아픈지도 모르게 몹시 고통스럽다는 데서 아픈 곳도 모르면서 쩔쩔매며 날뛰는 모양을 가리키는 말).”이라는 속담을 통해서도 ‘불알’에 충격이 가해지면 얼마나 아픈지를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불알’은 어떻게 만들어진 단어인가? 이는 ‘불’이라는 단어와 ‘알’이라는 단어가 결합된 형태임에 틀림이 없다. ‘불’이 무엇인가 하면, ‘불알을 싸고 있는 살로 된 주머니’이다. 한자로 ‘음낭(陰囊)’이라고 하는데, 이것을 ‘불주머니(※북한어)’로 번역하여 쓰기도 한다. 속되게 표현하여 ‘불알망태’라고 한다.
  그런데 ‘불’의 어원은 분명하지 않다. 어떤 사람들은 ‘불’이 ‘火’의 ‘불’이라고 우겨 대기도 한다. ‘불알’의 체온이 높아 불알 밑이 늘 축축하다는 점을 들어 그렇게 보는 것이다. 그러나 ‘火’의 ‘불’은 중세 국어에서 ‘블’이었기 때문에 중세 국어에서도 ‘불’이었던 ‘불알’의 ‘불’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또 어떤 사람들은 ‘불’을 ‘황소’를 뜻하는 영어 ‘bull(불)’로 보고, ‘불알’을 ‘황소의 알’로 설명하기도 한다. 그러나 ‘불알’이라는 단어가 영어가 들어오기 훨씬 이전부터 쓰였기에 이와 같은 설명은 정말 터무니없다.
  북한에서 ‘전구’를 뜻하는 ‘불알’이 그 어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북한에서 ‘전구’와 같은 의미로 쓰는 ‘불알’은 ‘불빛이 나오는 알’이라는 뜻인데, ‘고환’의 ‘불알’과는 ‘알’이라는 점에서 공통적이지만 의미상 거리가 너무 멀다.
  한편, ‘불’의 어원을 ‘걸채(소의 길마 위에 덧얹어 곡식 단 따위를 싣는 농기구)나 옹구( 새끼로 망태처럼 엮어 만든 농기구)에서 아래로 늘어뜨려 물건을 싣도록 한 부분’을 지시하는 ‘불’에서 찾기도 한다. 아래로 길게 늘어진 모양을 하고 있다는 공통점에 초점을 둔 해석인데, 다른 어원 설보다는 그럴듯하다. 그러나 아직 ‘불’의 어원은 명확히 밝혀진 것이 아니다.
  ‘불’은 현대 국어에 남아 있기는 하지만 단독으로는 잘 쓰이지 않는다. ‘불알’을 비롯한 ‘불거웃(불두덩에 난 털), 불두덩(자지나 보지 언저리의 두두룩한 부분), 불줄기(불알 밑에서부터 똥구멍까지 잇닿은 심줄)’ 등과 같은 합성 명사나, ‘불까다, 불치다’와 같은 합성 동사, 그리고 ‘불까다, 불치다’를 이용한 ‘불깐소, 불친소’ 등과 같은 합성 명사 속에서나 그 쓰임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불 채인 중놈 달아나듯”과 같은 속담 속에서는 여전히 ‘불’이 본 모습대로 쓰이고 있다.
  ‘불알’의 ‘알’은 ‘새알, 달걀(닭의 알)’ 등에 보이는 ‘알’과 같이 ‘卵’의 뜻이다. 15세기에서는 말음에 ‘ㅎ’을 가진 ‘알ㅎ’로 나타난다. 그리하여 현대 국어의 ‘불알’은 이전 시기에는 ‘불알ㅎ’로 나타난다. ‘불알ㅎ’에서 말음 ‘ㅎ’이 탈락하여 지금의 ‘불알’이 된 것이다. ‘불’이 ‘음낭(陰囊)’의 뜻이고, ‘알’이 ‘난(卵)’의 뜻이므로, ‘불알’은 ‘음낭 속에 있는 공 모양의 기관’으로 해석된다. 한자어 ‘고환(睾丸)’과 의미가 같다.
  

      2. 2. 입씨름

  우리가 쓰는 ‘말’은 세 가지 특성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의사 전달의 수단으로서의 특성, 사람됨을 창조하고 또 그것을 판별하는 특성, 말하는 사람의 행동을 규정짓는 특성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특성만 보더라도 ‘말’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며, 또 그것을 얼마나 바르고 신중하게 써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말’을 바르고 신중하게 하지 않으면, 그 말 때문에 ‘말시비, 말다툼, 말싸움, 입다툼, 입씨름, 아귀다툼’ 등이 끊임없이 벌어지게 된다. 이들 ‘말’로써 행해지는 시비나 싸움은 대개 감정이 개입되어 아주 격하고 야비하게 흘러간다. 그리고 아주 지루하게 계속된다. 그러다가 결국 마음에 상처를 입게 되고, 또한 공연히 휘말리게 되어 큰 손해를 보게 된다.
  이런 싸움이 개인의 차원을 넘어 공인(公人)들 사이에서 벌어지면 그 한심하기가 말이 아니다. 우리는 불행하게도 이런 사태를 너무도 자주 접하게 되는데, 말꼬리를 잡고 연일 벌어지는 정치판의 ‘입씨름’ 공방전도 그중의 하나이다.
  ‘입씨름’이라. ‘입으로 하는 씨름’을 말하는가. 어찌 보면 ‘입으로 하는 씨름’이 ‘입씨름’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입으로 설전(舌戰)을 벌이며 상대를 공격하는 것이, 힘센 장사가 용을 쓰며 상대를 쓰러뜨리려고 하는 것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입씨름’과 비슷한 의미인 ‘아귀다툼’이나 ‘말다툼’이 ‘싸우고 다투는 행위’여서 ‘입씨름’도 ‘씨름을 하듯 입으로 주고받는 공방전’쯤으로 쉽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입씨름’의 ‘씨름’을 우리의 민속 운동인 ‘씨름[角力]’으로 볼 수 없다. ‘입씨름’의 15세기 어형은 ‘입힐훔’인데, ‘씨름’의 15세기 어형은 ‘실훔’이어서 형태상 전혀 무관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행위가 유사하고 현재의 어형이 같다 하더라도, 과거에 형태가 달랐는데 어찌 말의 뿌리가 같다고 할 수 있겠는가.
  그럼 ‘입힐훔’은 어떻게 만들어진 말인가. ‘입힐훔’은 ‘입힐후-’라는 동사에서 파생된 명사이다. 그리고 ‘입힐후-’는 명사 ‘입[口]’과 동사 ‘힐후-(힐난하다, 다투다)’가 결합된 합성 동사이다. 동사 ‘입힐후-’의 의미를 고려하면 ‘입힐훔’은 ‘입으로 힐난하며 다투는 일’이라는 어원적 의미를 갖는다. ‘말다툼, 말싸움’ 등과 단어 구조가 같고 또 의미도 유사하다.
  15세기의 ‘입힐훔’은 17세기 문헌에는 ‘입힐홈’, 18세기 문헌에는 ‘입히롬, 입힐음’ 등으로 나온다. ‘입힐훔’에서 ‘ㅎ’이 탈락하여 ‘입히룸’이 되고 ‘입히룸’의 제3 음절 모음이 변하여 ‘입히롬, 입힐음’ 등으로 나타난 것이다. 그 뒤 ‘ㅎ’이 ‘ㅅ’으로 변하여 ‘입힐음’이 ‘입시름’이 되고 ‘입시름’의 제2 음절 두음이 된소리로 변하여 지금과 같은 ‘입씨름’이 된 것이다.
  그런데 ‘입힐훔’의 구성 요소인 ‘힐후-’라는 동사가 없어지고 또 ‘입힐훔’의 ‘힐훔’까지도 복잡하게 변함으로써 ‘입씨름’의 어원을 알기 어렵게 되었다. 그러자 ‘입으로 하는 씨름’이라는 아주 엉뚱한 해석이 끼어 들어온 것이다.


      2. 3. 행주치마

  ‘행주치마’는 부엌일을 할 때 치마 위에 덧입는 짧은 치마를 가리킨다. 치마에 물이 묻거나 오물이 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입는 ‘앞치마’라고 할 수 있는데 서양의 ‘에이프런’과 비슷하다.
  그런데 예전의 ‘행주치마’도 이와 같은 기능으로 사용되었는지 의문이다. ‘행주치마’의 본래의 의미를 살펴보면, 그 모양이나 역할이 지금의 것과 다르게 보이기 때문이다.
  ‘행주치마’라는 단어는 16세기 『사성통해(四聲通解)』에 ‘쵸마’로 처음 보인다. 이것은 ‘’와 ‘쵸마’가 결합된 합성어이다. ‘’는 『훈몽자회(訓蒙字會)』에 ‘抹布(말포)’라고 풀이되어 있듯이 ‘닦는 천’을 가리킨다. 손에 묻은 물을 훔치거나 그릇 따위를 닦는 천 조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에 대한 어원은 아직 알 수 없다.
  혹자는 이것을 한자 ‘行者(행자, 속인으로 절에 들어가 불도를 닦는 사람)’로 보고, ‘쵸마’를 ‘절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행자가 앞에 걸친 치마’라고 소개하고 있으나 신빙성이 없다.
  ‘’는 ‘, 즈, 주’를 거쳐 지금의 ‘행주’로 이어졌다. 물론 지역에 따라서는 ‘행지(평북), 행자(경상), 행지푸(경남)’ 등으로 쓰이기도 한다. 그 의미는 본래대로 이어져 여전히 ‘그릇을 훔치거나 씻는 데 쓰는 헝겊’을 가리킨다.
  한편, ‘쵸마’의 ‘쵸마’는 무엇인가. 이는 ‘치마’와 관련된 단어일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쵸마’가 나오는 16세기는 물론 15세기에서도 ‘치마’는 언제나 ‘치마’로만 나타난다는 점에서 ‘쵸마’에서만 확인되는 ‘쵸마’가 ‘치마’와 과연 동일한 것이냐 하는 데에는 의구심이 생길 수도 있다. 동일한 것이라면 어째서 같은 시기에 ‘쵸마’와 ‘치마’로 달리 나타났는가를 쉽게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쵸마’에 이어 ‘치마’가 나타나는데 ‘쵸마’를 ‘치마’와 별개의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쵸마’는 ‘치마’의 이전 어형으로 보인다. 합성어 속에 남아 있는 단어는 오래된 어형을 유지하는 것이 일반적인 속성이다.
  ‘쵸마’를 ‘치마’와 같은 것으로 본다면 ‘쵸마’는 ‘닦기 용도의 천으로 된 치마’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부엌일을 하다가 물 묻은 손을 훔치고, 그릇의 물기를 닦으며, 뜨거운 솥뚜껑을 들어 올릴 때 등에 이것을 적절히 이용한 것이다. 그러므로 치마 보호용으로 사용되는 지금의 앞치마와 용도가 조금은 달랐다고 볼 수 있다.
  17세기의 ‘치마’는 18세기에 ‘즈치마’, 19세기에 ‘치마’와 ‘쥬치마’로 나오며, 20세기 초에는 ‘행자치마’와 ‘행주치마’로 나온다. 최근의 사전에서는 ‘행자치마’를 방언으로 처리하고 ‘행주치마’만 표준어로 인정하고 있다. ‘행주치마’는 ‘쵸마’가 ‘치마’로 변하고, 이것이 다시 ‘즈치마’로 변한 다음에 나타난 어형이다. 그런데 ‘쵸마’의 ‘’가 ‘행주’로 변하면서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행주’를 경기도 지명 ‘幸州’로 오인하게 된 것이다.
  ‘행주’를 ‘幸州’로 오인한 데에는 두 단어가 음이 같다는 사실 이외에도 부녀자까지 치마에 돌을 나르며 투석전을 벌인 ‘행주 대첩’이라는 역사적 사건이 연상되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행주치마’를 ‘행주산성 싸움에서 부녀자들이 돌을 나른 짧은 치마’라고 둘러댔던 것이다. 이러한 해석은 ‘행주치마’가 포함하는 ‘행주’의 어원을 잃었기 때문에 생겨난 엉뚱한 것이다.
  행주 대첩이 일어난 시기가 1593년이고, ‘행주치마’의 이전 어형인 ‘쵸마’가 행주 대첩보다 몇십 년 앞서는 『사성통해(四聲通解)』(1527)라는 책에 나오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쵸마’에서 변한 ‘행주치마’를 행주 대첩과 관련해서 이해하는 것은 논리상 앞뒤가 맞지 않는다. ‘행주치마’는 ‘그릇 등을 닦기 위해 앞에 두른 짧은 천’에 불과하며, 이것은 16세기보다 훨씬 이전부터 사용된 것이다.
  

3.

  지금까지 언급된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불알’은 ‘불’과 ‘알’이 결합된 형태이다. ‘불’을 ‘火’의 ‘불’로 보기도 하나 믿을 수 없다. ‘火’의 ‘불’은 15세기에 ‘불’이 아니라 ‘블’이었기 때문이다. ‘불’은 ‘걸채나 옹구에서 아래로 늘어뜨려 물건을 싣도록 한 부분’이라는 뜻의 ‘불’과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모른다. 길게 늘어진 모양을 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보이기 때문이다. ‘알’은 ‘卵’의 뜻이다. 그러므로 ‘불알’은 ‘음낭 속에 있는 공 모양의 기관’을 지시한다.
  
  (2) ‘입씨름’은 15세기에 ‘입힐훔’으로 나온다. 이는 ‘입힐후-’라는 합성 동사에서 파생된 명사이다. ‘입힐후-’는 ‘입[口]-’과 ‘힐후-(다투다)’가 결합된 어형으로 ‘입으로 다투다’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입힐훔’은 ‘입으로 힐난하며 다투는 일’로 해석된다. ‘입힐훔’은 ‘입히룸>입히롬∼입힐음>입시름’의 과정을 거쳐 ‘입씨름’으로 정착한다. ‘입씨름’의 ‘씨름’을 민속 운동의 하나인 ‘씨름[角力]’으로 보기도 하나 두 단어의 15세기 형태가 다르다는 점에서 그렇게 볼 수 없다.
  
  (3) ‘행주치마’는 16세기의 ‘쵸마’로 소급한다. 이것이 ‘치마>즈치마>행주치마’로 변한 것이다. ‘쵸마’는 ‘’와 ‘쵸마’로 분석된다. ‘’는 ‘닦기 용도의 천’이라는 뜻이고, ‘쵸마’는 지금의 ‘치마’와 같다. 그러므로 ‘쵸마’ 곧 ‘행주치마’는 ‘닦기 용도의 천으로 된 치마’라는 어원적 의미를 갖는다. ‘행주치마’의 ‘행주’를 지명 ‘幸州’로 보고 행주 대첩과 관련하여 그 어원을 설명하기도 하나 행주 대첩이 일어난 시기에 앞서 ‘쵸마’라는 단어가 쓰였기 때문에 그와 같이 보기 어렵다.


| 참고 문헌 |

김민수 외 편(1977), 『우리말 語源辭典』, 태학사.
안옥규(1980), 『어원사전』, 동북조선민족교육출판사.
조영언(2004), 『한국어 어원사전』, 다솜출판사.
조항범(1997), 『다시 쓴 우리말 어원 이야기』, 한국문원.
조항범(2004), 『정말 궁금한 우리말 100가지(1, 2)』, 예담.
조항범(2005), 『그런, 우리말은 없다』, 태학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