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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한글날에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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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한글날에 바란다 |
김근태∙국회의원
일찍이 주시경 선생께서는 “나라말이 살면 나라가 살고, 나라말이 죽으면 나라도 죽는다.”라고 이야기한 바가 있습니다. 이것은 “나라 글이 살면 나라가 살고, 나라 글이 죽으면 나라가 죽는다.”라고도 표현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만큼 한 국가의 언어는 그 국가와 국민들의 얼과 정기를 나타내는 중요한 자산인 것입니다.
우리의 국어인 한글은 말과 글자를 일치시킨 것으로 그 탄생의 이념과 목적이 분명할 뿐만 아니라 그 원리와 과정이 과학적이며 아직도 생명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네스코에서 한글을 ‘세계 기록 문화유산’으로 등록한 것도 이러한 한글의 우수성이 객관적으로 입증되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한글은 전 세계가 인정하는 우수한 문자이며, 우리의 정신과 역사를 담고 있는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입니다. 이러한 한글의 탄생을 기념하기 위한 한글날은 ’90년대에 쉬지 않는 보통의 기념일로 격하되었습니다. 한글날이 국가와 국민들의 기념일인 국경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었던 것은 한글을 아끼고 발전시키기 위해 각계각층에서 헌신적으로 노력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나라말을 기념하는 유일한 나라이며 전 세계의 많은 석학들이 한글의 과학성과 문자학적 우수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문자의 창제는 국가의 건립과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가치를 생각할 때 한글날이 다시 국경일로 정해진 것은 당연한 일이자 민족의 정기를 올바르게 살릴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어렵게 다시 되찾은 한글날의 의미를 숭고하게 되새겨 보며 한글의 발전을 위해 더욱더 노력해야 합니다.
최근 월드컵과 한류 열풍으로 인하여 세계적으로 우리 한글에 대한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유학을 오거나 한글을 배우는 외국인들의 수가 증가하는 등 한글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은 한글의 세계화를 촉진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정부와 관련 단체 그리고 모든 국민들이 한글에 대한 지극한 관심과 깊은 애정을 가질 때, 한글은 더욱더 세계적인 언어로 발전하게 될 것입니다.
10월 9일은 한글날입니다. 어느 국경일보다 소중한 우리 한글에 대해 뜻 깊이 되새겨 보아야 할 시점입니다. 국가적 자산이며, 우리의 자랑인 한글을 가벼이 다룬다면 그것은 우리가 우리 스스로의 가치를 폄하하고 훼손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한글은 아직도 완성된 것이 아닙니다. 하나의 언어는 완결적으로 존재할 수 없는 것이며, 인간 생활 환경의 변화에 따라 함께 바뀌어 가는 것입니다. 하지만 생활의 변화에 따른 언어의 변화 과정에서 최선을 다한 노력으로 모국어를 다듬는 일은 영구불변의 진리입니다.
다시 시작하는 한글날은 단순히 기념식만 하는 날이 아닌, 우리 모두가 한글의 우수성을 바르게 인식하고 한글의 아름다움을 지키는 출발점이자 국가의 기념일로 인식하여 한글의 진정한 가치를 더욱더 크게 만들어 나가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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