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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순
한국어세계화재단 이사장

  

  지난 2001년 2월, 문화관광부 산하 재단으로서 한국어의 국외 보급 및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 진흥을 위해 ‘한국어세계화재단’이 설립되었다. 한국어세계화재단에서는 그동안 한국어의 국외 보급과 관련하여 각종 교재와 기초 학습 사전을 개발해 왔고, 현재에도 많은 교육 자료들을 개발하고 있다. 이 외에도 우수한 한국어 교사를 양성하기 위하여 한국어 교육 과정에서 필요한 교수 요목과 교수법을 개발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또한 이처럼 개발된 자료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국어 교육 전문 사이트를 개발하였다. 이 전문 사이트 구축 작업은 현재 계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완료되면 한국어 교육과 관련된 한국어세계화재단의 교육 자료들을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된다.
  한국어세계화재단에서는 외국에 있는 한국어 교육 관련 단체와 교류하는 일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어 전문가를 국외로 파견하여 국외에 있는 한국어 교사들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월 28일, 한국세계화재단의 박영순 이사장을 찾아가 자세한 내용을 들어 보았다. ---편집자 주

답변자: 박영순 한국세계화재단 이사장
질문자: 강동구(자유 기고가)
때: 2006년 2월 28일
곳: 한국어세계화재단 이사장실


기자 안녕하세요? 늦은 감이 있지만 한국어세계화재단 이사장님이 되신 것을 축하합니다.

박영순 네, 감사합니다.

기자 사실, 한국세계화재단이라는 이름이 저한테는 좀 생소하게 느껴지는데요.(웃음)

▲ 인터뷰 모습(박영순 한국어세계화재단 이사장)

박영순 네, 그러실 겁니다. 아직,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진 단체가 아니다 보니까 모르는 게 당연하죠.(웃음)

기자 아, 네. 그렇군요. 어떤 취지에서 재단이 설립되었나요?

박영순 외국에서는 한국어를 학습하고 연구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데 비해, 국내에서는 사실 한국어 학습 요구에 부응할 만한 전문 기관이 없었습니다. 따라서 그런 요구에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그리고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구가 한국어세계화재단이라고 할 수 있죠.

기자 외교통상부나 교육인적자원부의 한국어 교육 관련 기관들이 있는데 이들 기관과 재단의 성격이 다른지요?

박영순 네, 그렇습니다. 먼저 외교통상부에는 국제교류재단이 있는데 그곳에서는 막대한 재정을 가지고 해외에서의 한국학을 지원하고, 또 외국에 한국학과를 만들고 교수를 파견하는 일을 주로 하지만 한국어를 전담하는 부처는 아니어서 한국어 교육 전문 기관이라고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기자 결국 국제교류재단은 하나의 행정 기관으로 보는 것이 옳겠군요.

박영순 네, 맞습니다. 해외의 한국학을 지원하는 기관이지요. 그리고 교육인적자원부는 국어 교육, 국어 정책의 대부분을 80년대까지는 관장했었는데 1990년 문화부(현재의 문화관광부의 전신)가 신설되면서 교육인적자원부의 국어 정책 분야의 기능은 축소되었습니다. 즉, 교육인적자원부는 1990년 이후 (국어 교육과 국어 정책 중) 국어 교육 부분만 분리하여 운영하다가, 현재는 초중고 교과서를 만드는 부분과 산하 기관인 ‘국제교육진흥원’을 통해서 재외 국민에 대한 교육과 재외 동포에 대한 한국어 교육 부분만을 지원하는 쪽으로 역할이 축소되었습니다. 우리 재단은 재외 국민과 동포에 대한 한국어 교육뿐만이 아닌 외국인들에 대한 한국어 교육 전반을 다루는 전문 기관입니다. 교과서 편찬을 제외한 모든 국어 정책 문제를 문화관광부가 관장하기 때문에 우리 재단은 문화관광부의 산하 기관으로서 설립되었습니다.

기자 다른 기관에 비해 좀 더 광의적인 부분의 한국어 교육 관련 사업을 관장하시는군요?

박영순 네, 그렇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미약하여 많은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습니다.

기자 정부의 지원이라면 재정적인 부분의 지원 말씀이신가요?

박영순 네, 그렇습니다. 재정적인 지원만 충분하다면 정말 할 수 있는 일들이 많고 해야 할 일들이 국내외적으로 많지만 다 못하고 있죠.(웃음) 그렇지만 조금씩이나마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국어는 이미 세계 10대 언어 안에 들어 있는 국제어 중의 하나인데,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이 사실을 잘 모르고 있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정부에서도 국어의 국외 보급과 관련된 사업이나 기관에 대한 예산을 너무나 미미하게 배정하는 것이 현실이니 안타까울 뿐입니다. 중국어, 일본어의 국외 보급을 위해 쏟는 그 나라들의 국가적 관심이나 예산에 비해 한국어는 그런 것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제도적으로도 한국어의 정책적 지원을 위해서는 한국어세계화재단이 지금처럼 민간 기구가 아닌 정부의 특수 법인이 되고, 안정적으로 예산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기자 어려운 여건에서도 열심히 하시는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 추진 중인 사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박영순 저희가 하고 있는 일이 매우 많지만 특히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과 국어의 국외 보급(한국어의 세계화)을 위해서 국내에서는 정규 기관의 손길이 닿지 않는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한국어 교육을 작년 7월부터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에 필요한 교재 개발과 강사에 대한 연수 등을 지원하고 있죠. 또, 한국어를 가르치고자 하는 한국어 교사들이 치르는 시험인 ‘한국어 교육 능력 검정 시험’도 진행되고 있는데요, 이와 별도로 순수하게 학문 목적의 ‘한국어 능력 시험’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시험은 학습자가 한국에서 학업을 이수하는 데 필요한 한국어 능력을 소지하고 있는지 여부를 측정하는 시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어 능력 시험’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되는 몇몇 시험들이 이미 존재합니다만, 그 시험들이 갖는 한계가 있습니다. 각 대학에서 재외 국민이나 외국인 학생들을 교육생으로 받고 있는데 이들이 시험 부담을 크게 느끼는 상황입니다. 그 과정에서 노력과 힘, 비용이 많이 들거든요. 그래서 우리 재단에서는 시험을 한 번만 치러도, 그 시험 성적을 가지고 한국 내 대학 입학의 자격을 충분히 판단할 수 있는 신뢰성 있는 시험을 만들면 좋겠다 싶어서 학문 목적의 한국어 능력 시험을 현재 개발하고 있고 4월에 첫 시험을 볼 예정입니다.

기자 그 시험은 한국의 대학이나 대학원에 입학하려는 외국인이나 재외 동포가 대상이 되겠군요?

박영순 그렇죠. 한국에서 일하고자 하는 근로자들을 위한 평가 시험과는 다른 차원의 시험입니다.

기자 그렇다면 재단의 성격을 하나의 교육 기관으로 볼 수도 있겠군요?

박영순 교육도 하지만 저희는 평가에 중점을 두려고 합니다. 평가 수단을 계속 개발할 거예요. “한국어에 관한 모든 시험은 한국어세계화재단에 가면 알 수 있다.” 이렇게 하려고 계획 중입니다. 예를 들면 토플(TOEFL)1) 이나 토익(TOEIC)2) , 제이피티(JPT)3) 와 같은 시험이죠.

기자 아, 네.

박영순 혹시 전 세계에 한국어과가 있는 대학이 몇 군데인지 아십니까?(웃음)

기자 전 세계에요? 글쎄요. 제 추측으로는 20군데 정도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박영순 그렇게 생각되시죠?(웃음) 실은, 50여 개국에 600개 대학이 넘어요. 대단하죠? 지금 저희가 노력하는 것은 동남아시아 지역에 아직 한국어과가 없는 곳이나 아주 미미한 대학에 한국어과를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제1국립대학에 한국어과를 이번 9월에 개설합니다. 거기에 강사를 파견했고요. 외국의 정규 고등학교 교육 과정에 외국어로서 한국어가 들어가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자 지금 현재는 없습니까?

박영순 어휴, 많죠.(웃음) 미국만 해도 90개 고등학교에서 가르치고 있고요, 일본이나 중국, 호주 등지에도 아주 많은 학교에서 한국어를 개설하고 있어요.

기자 그렇습니까? 놀랍군요. 그만큼 세계 속에서 한국의 위상이 올라가고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박영순 한류(韓流)죠. 동남아시아에는 확실하게 한류가 확산되어 있는 것이 분명한데, 이 한류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한국어 교육으로 연계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그냥 단순히 한국 드라마를 보고 좋아하고 한국 글자가 들어간 티셔츠를 입는 것만으로는 그 지속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저희는 한류 바람을 한국어 교육으로 잇게 하는 데 필요한 일들을 하려고 여러 가지로 구상하고 있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자 아, 그러시군요. 말씀하셨듯이 한류가 한국어 사랑이나 한국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려면 어떠한 체계화된 노력이 있어야 되겠군요.

박영순 그렇죠. 필요한 교육 과정이나 교재도 만들어야 하고 교사도 많이 배출해야 하고 교사 연수도 시켜야 하며, 또 현지에 가서 기초 조사는 물론이고 한류를 일으킨 텔레비전 드라마나 영화 중에서 교재화하는 작업도 필요하고요. 한류를 생성하는 연예인들을 활용한 활동들을 한국어 교육으로 이을 수 있는 길도 모색해야겠죠.

기자 네, 그렇게 되면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일이 대단히 활기를 띠겠군요.

박영순 그렇죠. 저희는 전문 기관으로서 한국어의 세계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예산 범위 안에서 또는 예산이 없더라도 몸으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다 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기자 네.

박영순 사실, (한국어세계화재단의 역점 사업은) 이 부분이 제일 크고요. 그다음으로 두 가지가 더 있습니다. 하나는 한글 100대 문화유산이라고 해서 한글로 된 유산 중에 가장 뛰어나고 또 자손들에게 반드시 알리고, 읽히고 싶은 문헌을 100종 선정해서 영구히 자손들에게 전하기 위해 디지털화하는 작업입니다. 옛 한글 문헌은 현대어와 달리 지금 쓰지 않는 문자, 표기법, 어휘, 문법 등이 나오기 때문에 매우 어려워요. 그래서 젊은이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원문을 현대어로 풀이하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작품의 저자,내용, 체재,출판 연도 등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인 ‘해제’를 붙이는 작업도 하고 있습니다. 곧 2월 말까지 여덟 권의 책이 나올 예정입니다. 현대어화 작업이 끝난 한글 문화유산은 책으로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완전히 디지털화하여 한국어세계화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인터넷으로도 볼 수 있는 장점이 있죠.

기자 네, 큰 사업을 추진하고 계시군요.(웃음)

박영순 중요한 게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디지털 한글 박물관’이라는 이름으로 온라인상에 박물관을 구축했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한글 자료들을 통해 우리 선조들이 어떻게 한글을 창조하고 어떻게 이용해 왔는지, 한글로 된 문헌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이런 모든 것들을 시각적으로 볼 수 있게 만든 박물관이죠. 학문적인 한글만이 아닌 생활 속의 한글에 관한 모든 자료까지도 수집해서 이 박물관에서 보여 주고 있습니다.

기자 한글에 대한 모든 것을 한눈에 볼 수 있겠군요.

박영순 그렇죠. 외국에서도 한국학을 하려는 사람들이나 한국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우리 재단의 디지털 한글 박물관에 오시면, 한국에 관한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또 관련 문헌도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기자 저도 디지털 한글 박물관에 꼭 들어가 봐야겠군요.(웃음)

박영순 네, 꼭 들어가 보세요.(웃음)

기자 재단이 일반인들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는데 홍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있으신가요?

박영순 홍보를 해야 되는데 사실, 그동안 별로 하지를 못했어요. 한국어세계화재단이 하는 일이 워낙 많고 바쁘다 보니 ‘우선은 할 일부터 한다, 홍보는 천천히 하자.’ 이런 생각이 있었죠. 앞으로는 홍보를 좀 더 적극적으로 하려고 합니다.

기자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하신 건 아니시고요?

박영순 개별적으로 신문이나 방송국의 취재 등은 있었지만 일반인들을 위한 큰 행사를 추진한 적은 없습니다. 앞으로는 그런 홍보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외국인들을 위한 한글 백일장이라든지 또는 말하기 대회나 연극 대회 같은 행사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자 국립국어원과 같은 건물을 쓰고 계신데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있으신가요?

박영순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같은 문화관광부 산하의 기관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한곳에 모이게 된 것입니다.

기자 참, 언제 이사장님으로 취임하셨습니까?

박영순 초대 이사장님은 서울대의 이익섭 이사장님이시고, 저는 2004년 2월에 2대 이사장으로 취임해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기자 네, 벌써 취임하신 지 2년이 되셨군요. 그동안 해 오신 일을 간략하게나마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박영순 제가 취임해서 한 일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우선은 기존에 시작했던 사업을 잘 마무리하는 일이고, 두 번째는 새롭게 시작한 사업인데요. 마무리 사업에는 초급·중급 한국어교재, 한국어 학습자 사전, 한국어 교육 총서 들의 발간 사업, 100대 한글 문화유산 정비 사업으로 선정된 책의 현대어 번역과 해제 사업 및 디지털 한글 박물관 사업 등입니다. 이런 사업들은 현재 거의 마무리되었습니다. 신규 사업은 모두 네 가지인데 첫 번째는 입국 전 현지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한국어 능력 시험 도입, 두 번째는 국내 거주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한국어 교육, 세 번째는 국제결혼 이주 여성들에 대한 한국어 교육, 네 번째는 학문 목적의 한국어 능력 시험 실시입니다.
  작년 8월부터 고용 허가제에 의해서 합법적으로 외국인 근로자들이 들어오고 있어요. 그 사람들이 한국어를 어느 정도 알고 들어와야 그 사람들에게 일을 시킬 수도 있고 그들이 한국에 와서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기 때문에 그들에게 최소한의 한국어 능력을 측정하는 과정이 있습니다. 작년 8월부터 필리핀, 스리랑카, 태국에서 입국하는 근로자들은 우리 재단에서 시행하는 시험에 합격해야만 한국에 들어올 수 있게 되었죠.

기자 외국인 근로자들의 합격률은 어떻습니까?

박영순 동남아 국가들이 외국으로 근로자들을 많이 내보내는데요. 다른 나라에는 이런 과정이 없는데 우리가 이런 시험을 보겠다고 하니까 반발이 있었고 합격률을 좀 높여 달라는 간곡한 부탁도 있었습니다. 초기에는 70~80%의 합격률을 유지하고 있지만 차츰 어려워질 것 같습니다.

기자 이런 과정이 있다는 것이 외국 근로자들에게 도움이 될 텐데요?

박영순 맞아요. 한국어 능력 시험을 대비하려면 그들이 앞으로 생활할 곳에 대해 조금은 알고 들어오기 때문에 적응하기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되고, 우리는 또 이런 제도를 이용하여 그 나라에 한국어를 교육하는 기관이 생기게 되기도 하고요.
  아, 그리고 두 번째 사업은 이미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한국어 교육인데요. 이것이 왜 필요하냐 하면 국내에서 현재 일하고 있는 근로자가 약 40만 명인데, 이들 중 한국어를 제대로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이 매우 적다는 것입니다. 한국어를 모르면 우선 본인들이 불편하고, 불이익을 당할 뿐만 아니라 고용주 편에서도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죠. ‘접근 금지’, ‘만지지 마세요’, ‘당기세요’, ‘멈추세요’를 못 읽어 사고를 당하는 예가 너무 많으니까요. 그리고 이들이 자기네 나라로 귀국한 뒤에 그들이 어떤 자리에 앉게 될지도 모르고, 설사 그러지 못한다 해도 한국 제품을 구매하느냐 안 하느냐에서부터, 그 나라 사람들에게 한국에 대하여 어떤 얘기를 하느냐, 자신들의 자녀들에게 한국어에 대하여 어떤 이미지를 심어 주느냐 하는 것은 생각보다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많은 국민들이나 관리나 정치가들이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들이 한국어를 제대로 구사할 수 있어도 한국에 대한 관심이나 애정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지요.
  세 번째는 국제결혼 이주 여성들에 대한 교육 사업도 진행하고 있는데, (재중 동포를 제외한다면), 전국에 3만 명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그들의 문제가 전혀 한국어를 모르고 결혼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는 것이죠. 근데 그들에게 한국어 교육 손길이 뻗치지 않은 겁니다. 그러다 보니 부부간은 물론 이웃 사람과도 의사소통이 안되어 생활에 불편을 느끼고 더욱 심각한 것은 자녀를 가졌을 때 대화가 안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국제결혼 이주 여성에 대한 교육 사업을 시작하여 점차 확대하고 있습니다.
  네 번째는 앞에서 말씀드린 학문 목적의 한국어 능력 시험 실시입니다.

기자 정말 좋은 일을 하시는군요. 이런 많은 일들을 하시려면 재원도 많이 필요할 것 같은데 어떠신지요?

박영순 예산이 너무 적은 것이 안타깝습니다. 정치가와 관리들이 한국의 국위 선양과 국력 신장에 한국어가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를 알게 하는 방법을 잠을 자면서도 생각하고 있지요.(웃음)

기자 정부의 지원에 어떤 변화가 필요하리라 봅니다만…….

박영순 그렇죠. 지원만 충분하다면 한국을 확실하게 홍보하고 한국의 얼을 세계에 심고 한국을 좋아하게 하는 데 결정적인 일을 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많습니다.
  국가 예산을 한국의 세계화에 가장 중요한 전초 기지가 되는 한국어 세계화에 좀 더 넉넉하게 배정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 크고요, 또한 국민이나 정치가들이나 관리들도 ‘한국어가 한국의 가장 큰 재산이고 자원이라는 인식을 가져 주면 좋겠습니다. 한국의 국위 선양과 국력 신장에 한국어가 무형, 유형의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기자 네, 이사장님의 열정에 힘입어 저도 한국어에 더 관심을 가져야겠어요.(웃음)

박영순 당연하죠.(웃음) 우리부터 우리말에 관심을 갖고 사랑해야 되지 않겠어요?

기자 네, 맞습니다. 이사장님의 깊은 뜻이 하루빨리 실현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박영순 네, 감사합니다. 곧 그렇게 되어야죠.

기자 오늘 귀중한 시간 내어 주신 것에 감사드리며, 하시는 모든 일들이 잘 이루어지시길 진심으로 빌겠습니다.

박영순 아닙니다. 이런 자리 마련해 주셔서 오히려 제가 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