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국어생활 :::

  국립국어원은 개원 이래 국어의 발전과 국민 언어생활의 향상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개발해 왔고 연구 활동을 착실하게 수행해 왔다. 우리나라의 어문 정책에 필요한 자료를 과학적·체계적으로 조사, 연구하여 어문 정책의 기반을 조성하고, 국어 생활에 필요한 어문 규정을 개정하거나 표준말을 사정하고 국어사전을 편찬하는 등 교양 있고 표준적인 언어생활의 기초를 다지는 어문 정책 연구 기관으로서의 기능을 다하여 왔다. 1991년 1월 국가의 어문 정책 관련 연구를 주관하는 기관(국립국어연구원)으로 설립되었다가, 2004년 11월 국가의 어문 정책에 관련된 업무를 총괄적으로 수행하는 ‘국립국어원’으로 그 기능이 변화되었고 조직도 확대되었다. 이에 따라 연구와 정책을 연계하여 연구 성과를 토대로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추진하는 정책 기능의 비중이 커지게 된 것이다.
  사회 여러 분야와 여러 계층에 걸친 불균형적 상태를 혁신을 통해 해소하여 국가 균형 발전으로 전환하는 일이야말로 민족 통합과 국가 발전의 핵심이라는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시점에서, 어문 정책은 사회적 통합을 이루는 데 참으로 중요한 정책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국가 발전 전략에 기여하기 위한 국립국어원의 혁신 방안에 대해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현재 한국어는 사용 인구로 볼 때 세계 13위에 이르는 만큼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언어 강국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 질서의 변화 속에서 태평양과 유라시아 대륙으로 활짝 열린 한반도와 이를 둘러싼 환서해권, 환동해권, 환남해권은 우리의 미래를 열어 낼 무한의 상생 무대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경제력에 걸맞게 한국어의 세계화 전략을 통한 문화적인 힘도 극대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교육의 체계를 단일화·집중화하여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재외 한국문화원과 국내 각 지역의 국어상담소를 거점으로 하여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한국어 교사·국어 교사를 중심으로 한 자원 봉사단을 조직화하는 일도 서둘러야 할 것이다.
  둘째, 2005년 6·15 남북공동선언과 9월의 6자 회담의 성과로 남북한 간에 새로운 평화 체제의 기초가 놓이고 조화로운 남북통일의 기반이 조성되고 있다. 지난 남북 장관급 회담에서도 ꡔ겨레말큰사전ꡕ 편찬 사업을 국가에서 적극 지원한다는 합의를 이끌어 낸 만큼 어문 정책도 ‘한 민족 두 언어 정책’의 기조에서 ‘한 민족 한 언어 정책’으로 나가기 위한 발판을 다져 나가야 될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언어 다원주의적 관점에서 겨레말의 기초를 이루는 다양한 언어 자료들을 수집하여 집대성하는 사업을 지속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
  셋째, 국어기본법을 기초로 하여 국민의 국어 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국어 발전 기본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강력하게 수행할 조직 역량을 강화하는 일도 필수적이다. ‘국어 정책의 기본 방향과 추진 목표의 설정, 어문 규범의 제정 및 개정의 방향 설정, 국민의 국어 능력 증진과 국어 사용 환경의 개선, 국어의 선양과 국어 문화유산의 보전, 한국어 국외 보급, 국어 정보화, 남북한 언어 통일 방안 강구, 소외 계층의 국어 사용상의 불편 해소, 국어 발전을 위한 민간 부문의 활동 촉진, 그 밖의 국어 발전과 보전 방안 마련’ 등이 국어 발전 기본 계획에 포함되어야 할 사항인데, 이 모두는 국어 발전에 대단히 중요한 사항들이므로 국립국어원의 구성원은 지혜와 성의를 모아 치밀한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
  국가 기관인 국립국어원의 운영에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사업과 예산 집행의 효율성을 고려하여 중간 평가 기능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또 국가 기관과 연관 산업체와의 기술 교류 및 인적·물적 교류는 물론 국가 어문 사업을 민간 추진체로 과감하게 이양하고 지원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할 때 국립국어원이 추진하는 사업의 투명성과 효율성도 보장되며 경영 혁신도 이루어지는 상생적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