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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사와 관형사

서상규ㆍ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부사와 관형사는 주로 다른 말의 앞에 와서 그 뒷말을 수식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이들을 묶어서 수식언이라고 부른다.1) 이러한 공통성을 가지면서도, 부사와 관형사는 그 꾸미는 대상이 다르다. 관형사는 항상 체언 앞에서 그 체언만을 꾸미는데, 부사는 주로 용언 앞이나 문장 앞에서 그 뒤의 용언이나 문장을 꾸미기도 하고, 더러 다른 부사를 꾸미기도 한다.
  부사와 관형사 모두 문장에 쓰일 때에 그 형태를 바꾸는 일이 없다는 특징을 함께 한다. 그러나 부사에는 조사를 붙여서 쓸 수 있지만, 관형사에는 조사를 붙일 수 없다.
  이 글에서는 관형사와 부사가 문장(말)에서 주로 어떤 일을 어떻게 하는지를 설명하는 데 초점을 두고, 이들의 특징을 살펴보기로 한다.


<표 19> 사전에 나타난 관형사와 부사의 분포
연세한국어사전(1998) 품사 표준국어대사전(1999)
표제어 비율(%) 주표제어 부표제어 비율(%)
30,795 62.06 명사 333,901 1,156 335,057 65.82
313 0.63 의존 명사 1,061 0 1,061 0.21
107 0.22 대명사 463 0 463 0.09
86 0.17 수사 277 0 277 0.05
9.376 18.90 동사 15,131 53,263 68,394 13.43
36 0.07 보조 동사 42 6 48 0.01
2,907 5.86 형용사 6,424 10,937 17,361 3.41
11 0.02 보조 형용사 22 7 29 0.06
2,407 4.85 부사 14,093 3,802 17,895 3.52
927 1.87 관형사 529 1,156 1,685 0.33
198 0.40 조사 357 0 357 0.07
158 0.32 감탄사 812 0 812 0.16
935 1.88 어미 2,526 0 2,526 0.50
543 1.09 접사 656 0 656 0.13
204 0.41 형성/어근 7,346 0 7,346 1.44
616 1.24 무품사 58,509 0 58,509 11.49
      합산 442,149 70,327 512,476 100.72
      품사 통용 1,555 1,845 3,400 0.67
49,619 100 440,594 68,482 509,076 100.05


1. 부사와 관형사의 분포

  <표 1>은 “연세한국어사전”(1998)과 “표준국어대사전”(1999)에 수록된 전체 표제어의 품사별 분포이다.2)
  우리가 관심을 가진 부사와 관형사의 비율을 보면, 여기에 속하는 단어의 수가 상대적으로 매우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두 품사의 비율이 “표준국어대사전”(1999)에 비해 규모가 작은 “연세한국어사전”(1998)에서 오히려 더 높게 나타난 것은, 이들 두 품사에 속한 단어들이 비교적 고빈도 어휘에 속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2. 부사

2.1. 부사의 기능과 수식 대상

  부사는 용언이나 다른 말 앞에 놓여서 그 뒷말의 뜻을 한정하는 품사이므로, 부사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그 본래적 역할인 수식 기능에 있다. 부사들의 수식 기능은 수식의 대상이나 범위의 면에서 여러 가지 특징을 보여 준다.
  부사의 수식 대상이 되는 말은 동사나 형용사 같은 용언이 가장 일반적이지만, 그 밖에도 관형사, 체언, 또는 다른 부사가 수식 대상이 되기도 한다.
(1) a. 초겨울 어둠은 빨리 찾아왔다.(동사)
b. 가슴이 몹시 아팠다.(형용사)
c. 그 사람 아주 {부자/미인/실력자}이다.(명사 또는 명사+이다)
d. 바로 {앞/뒤/옆/위/아래/여기/거기/저기}에 있어요.(명사 또는 대명사)
e. 그의 차는 아주 차였다.(관형사)
f. 내가 너무 일찍 도착했나?(다른 부사)
  부사가 용언을 수식할 때(1a, b)에는, 이들 부사와 의미적으로 통하는 용언이 그 수식을 받을 수 있다. 부사 ‘빨리’는 어떤 일, 행위, 동작을 나타내는 동사를, 부사 ‘몹시’는 어떤 상태나 속성을 나타내는 형용사를 각각 수식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런 조건만 충족시킨다면 뒤에 나타나서 수식을 받을 수 있는 용언에는 거의 제약이 없어 보인다. 그런데 부사가 체언을 수식할 때(1c, d)는 그 뒤에 올 말의 선택이 그다지 자유롭지 않다.3) 한편, 관형사나 부사를 수식할 때(1e, f)에도, 그 자리에 다른 관형사나 부사를 찾아서 대체하는 일이 어려울 정도로 제약이 심하다. 결국, 부사는 문장에 쓰여서 다른 말을 수식할 때 어느 정도 정해진 대상과 결합하여 쓰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부사의 수식 대상은 늘 이렇게 품사별로 정해져 있는 것일까? 부사 ‘몹시’(1b)는 형용사를 수식하는 이른바 ‘정도 부사’로 일컬어져 온 것인데 그 수식 대상이 실제로 어떻게 나타나는지 살펴보기로 하자.
  아래의 표는, ‘국립국어연구원 용례 색인 작업(1000만 어절)’에 나타난 ‘몹시’의 용례 760개를 분석하여, 이 부사가 뒤에 어떠한 피수식어와 함께 쓰이고 있는지를 분석한 것이다.

<표 20> 부사 ‘몹시’의 피수식어 분포
  결합
단어 수
단어
수의
비율
빈도
수합
빈도수
합의
비율
대표 예(빈도가 높은 것부터)
형용사 204 51.26% 426 56.05% 아프다(20), 춥다(15), 궁금하다(14), (배)고프다(13), 바쁘다(10), 언짢다(10), 피곤하다(9), 부끄럽다(8)……
동사 186 46.73% 321 42.24% 상하다(11), 지치다(11), 당황하다(9), 놀라다(8), 거슬리다(6), 미안해하다(6), 사랑하다(6), 실망하다(6)……
보조형용사 1 0.25% 6 0.79% 싶다(6)
보조동사 1 0.25% 1 0.13% 싶어하다
명사 4 1.01% 4 0.53% 신경질이다, 신경질적, 충격적, 호의적
부사 2 0.50% 2 0.26% 불안스레, 빨리
합계 398   760    


  부사 ‘몹시’는 형용사 수식(56%), 동사 수식(42%)이 모두 가능할 뿐 아니라, 명사나 부사를 수식하는 일도 가능하다. 이와 같이 부사는 그 수식의 대상을 가려잡는 일정한 경향은 있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물론, ‘몹시’가 동사를 수식하는 경우에는, 표와 같이, 주로 어떤 상태나 사람의 심리 상태의 변화를 나타내는 말에 국한된다.
  부사가 수식하는 대상은 한 단어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둘 이상의 단어로 된 구나 절(관점에 따라서는 문장)로 나타나기도 한다.
 
(2) a. 설마 그 사람이 거짓말을 했을 리가 있겠어요?
b. 혹시 김범우라는 사람 아시오?
  (2)의 부사들은 어느 특정한 단어와 수식 관계를 맺는다기보다 그 문장의 나머지 부분 전체와 의미적 관계를 맺으면서 이를 수식하고 있다.


2.2. 부사의 종류

  부사는 그 수식을 받는 말에 따라서 갈라볼 수는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엄격하게 구분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부사는 대체로 그 수식의 범위와 대상, 의미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분류한다.
  부사가 문장에 쓰이는 방식으로서는 문장 전체의 문법적 의미에 관여하는 것과, 주로 그 뒷말만을 수식하는 두 가지로 나뉜다. 문장 전체의 의미에 관여한다는 것은 문장 전체를 수식 대상으로 삼는다는 뜻이기도 하므로, 이런 부사를 ‘문장 부사’라고 한다. 뒤따르는 특정한 단어(주로 용언이나 명사로 된 서술어)만을 주로 꾸미는 부사들을 통틀어 ‘성분 부사’라고 부른다.

  (1) 문장 부사
  문장 부사는 문장 전체를 수식 대상으로 삼아서, 문장 내용에 대한 화자의 태도를 나타내거나, 앞뒤의 두 문장을 이어주는 기능을 수행한다. 문장 부사는 일반적으로 문장 속에 나타나는 위치가 비교적 자유롭다.
(3) a. 과연 보물은 땅속에 묻혀 있었다.
b. 그 사람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과연’은 그 문장 전체의 의미에 대해서 화자의 태도 등을 덧붙여 드러내는 데에 주로 쓰인다. 이 화자의 태도는 문장 내용에 대한 확신이나 부정, 의심이나 가정, 바람 등으로 나타난다.
  문장 부사는 문장에서 뒤따르는 서술어에 일정한 형식의 표현이나 문법적 형식을 요구하는 일이 많다.
(4) 단정을 요구: 과연, 딴은, 실로, 물론, 정말 / 단연코, 꼭, 반드시 / 마치, 똑 /결코…….
(5) 의혹이나 가정을 요구: 왜, 어찌, 설마, 하물며 / 아마, 글쎄 / 만약, 만일, 설령, 가령 / 비록, 아무리…….
(6) 바람을 보이는 부사: 제발, 아무쪼록, 부디.
  한편, 다음과 같이 앞 문장의 의미를 뒤 문장에 이어주는 접속 부사 역시 문장 부사에 포함할 수 있다.
(7) 어느 나라 사람이나 먹는 것은 다 같다. 그러나 먹는 방법과 양식이 다르다.
  접속 부사가 수행하는 접속이라는 기능은 엄밀히는 뒤의 문장에 대한 수식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이들 접속 부사 뒤에서 특별한 표현이나 형식을 요구하는 일도 없다.

  (2) 성분 부사
  성분 부사는 주로 단어나 구로 이루어진 특정한 성분을 수식하는 데에 쓰이면서, ‘시간, 장소, 모양(성상), 정도, 부정’ 등의 매우 다양한 의미를 나타낸다.
(8) a. 시점 : 일찍, 이미, 벌써, 어제, 그저께…… / 이제, 방금, 금방, 오늘, 내일, 다음, 차차…….
b. 길이 : 늘, 항상, 잠시, 잠깐, 오래, 곧, 영구히, 영영…….
c. 순서 : 먼저, 일찍, 같이, 함께, 한꺼번에…….
d. 번수 : 가끔, 매일, 매번, 자주, 비로소, 처음, 아직, 드디어, 번번이…….
  (8)의 시간 부사는, 뒤에 쓰이는 서술어의 종류나 문장의 형식에 특별한 제한을 요구하지 않지만, 시점을 나타내는 부사 중 ‘어제, 그저께, 내일’ 등은 문장의 시간 표현에 제약을 가하기도 한다.
(9) a. 벌써 {도착했다/도착한다/도착할 것이다}.
b. 어제 {도착했다/*도착한다/*도착할 것이다}.
c. 내일 {*도착했다/도착한다/도착할 것이다}.
d. {빵만 먹는다/명랑하다}.
  장소 부사 (10)은 사건이나 동작 등이 이루어지는 장소를 가리키는 의미적 특성을 지니며, 뒤에 쓰이는 서술어의 종류나 문장의 형식에 특별한 제약이 없다.
(10) a. 곳: 여기, 거기, 저기, 어디 / 곳곳이, 집집이…….
b. 쪽: 이리, 그리, 저리.
  성상 부사 (11)은 뒤의 용언의 내용이 가리키는 바 주로 행동의 방식이나 모양, 성질, 결과 등을 구체적으로 나타내는 일을 한다.
(11) a. 잘, 못(나쁘게), 천천히, 빨리, 깊이, 가만히…….
b. 이리, 그리, 저리4) , 어찌, 아무리.
c. 하하, 땡땡, 도란도란, 뻐꾹뻐꾹…… / 출렁출렁, 데굴데굴, 사뿐사뿐…….
  (11c)는 의성어와 의태어들로, 다른 성상 부사에 비해서 뒤따르는 서술어에 심한 제약을 받는다.5)
(12) a. 평가: 꽤, 퍽, 무척, 너무, 몹시, 매우, 아주, 제법…….
b. 비교: 가장, 제일 / 한결, 한층, 더욱, 훨씬, 비교적, 보다 / 더, 덜…….
c. 수량: 다소, 약간, 조금 / 거의 / 많이, 한껏, 잔뜩…….
d. 수량 평가: 겨우, 다만, 맨, 고작, 기껏, 무려, 불과, 꼭…….
e. 부정: 여간, 도무지, 전혀 / 과히, 별로, 그다지…….
  정도 부사 (12)는 형용사로 된 서술어를 수식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13a), 상태성을 지닌 일부의 동사(13b), 일부의 관형사(13c), 다른 부사(13d), 일부의 체언(13e)을 수식하기도 한다.
(13) a. 꽃이 매우 예쁘다.
b. 좋아한다. / 가장 사랑한다. / *가장 읽는다.
c. 이 책이 가장 책이다.
d. 훨씬 천천히 갔다.
e. 그이는 매우 부자이다.
  성분 부사 중에서 가장 뒤(서술어의 바로 앞)에 놓이는 부사로 부정 부사 (14)를 들 수 있다. 이 부사는 용언의 의미를 부정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14) 저토록 밥을 잘 {안/못} 먹는 아이는 처음 봤다.

2.3. 부사의 문법적 특성

  어떤 부사들은 문장에 쓰일 때에 부사어로서 단순히 뒷말을 수식하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뒤따르는 문장의 형식과 내용에 어떤 제한을 가하거나 특별한 형식을 요구하는 일이 있다.
(15) a. 어서 {가세요/갑시다}.(명령문이나 청유문)
b. 나는 미처 {그 생각을 못 했다}. (부정문)
c. 학생은 모름지기 성실해야 한다. (꼭 그래야 한다는 뜻의 당위문)
d. {만약/만일/가령} 이 일이 잘못된다면, 어떻게 하지요?
(조건을 나타내는 접속문)
e. {비록/설령/설사} 비가 온다고 {해도/할지라도} 출발하도록 합시다.
(양보를 나타내는 접속문)
  이 중, 부사 ‘미처’(15b)의 사전 기술을 “표준국어대사전”(1999)에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6) 미처? (‘못하다’, ‘않다’, ‘없다’, ‘모르다’ 따위의 부정어와 함께 쓰여) 아직 거기까지 미치도록. ¶ 그가 오기 전에 미처 일을 끝내지 못했다./남편이 그런 사람인 줄 예전에 미처 몰랐다.
  이와 같이 어떤 부사들이 문장에 쓰일 때에는 특정한 단어나 표현, 또는 문맥으로 제한된다. 일반적으로 문장 부사 중에서 화자의 태도를 나타내는 부사에 이런 특징이 두드러진다.
  그러나 이 부사들이 항상 그러한 특징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부사 ‘미처’의 용례를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연세 한국어 표준 말뭉치16) 에서 검색.)

<표 3> 부사의 결합 양상
부사 용례 유형 부정 긍정 기타
미처 458 15 -지 못하다(196/42.7%), 못 ~(35/7.6%),
-지 않다(30/6.5%), ~ 없이(26/5.6%),
못하다(22/4.8%), 없다(17/3.7%),
-ㄹ 수 없다(10/2.1%), 안 ~(7/1.5%)
-기 전(에)(53/11.5 %),
모르다(50/10.9%),
긍정 서술어(4/0.8%)
덜 ~(5/1.1%)

  표에서 보듯이 ‘미처’는 부정의 문맥에서 더욱 활발히 쓰이며, 그 부정의 표현 역시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한편으로 긍정의 문맥에도 비교적 활발히 쓰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부사 중에는 명사로도 쓰일 수 있는 것들이 적지 않다.
(17) a. 지금이 찬스다.(명사)
b. 지금 곧 가겠습니다.(부사)
  주로 명사로서의 용법을 중심으로 하는 부사로는 ‘가로, 각자, 거짓, 나중, 대부분, 대신, 대체, 마지막, 만약, 매일, 모두, 모레, 스스로, 어제, 이제, 조금, 지금, 직접, 진짜, 처음, 현재……’ 등이 있다. 한편으로, 명사로도 쓰이지만 부사로서의 용법을 중심으로 하는 것으로는 ‘거의, 바로, 가일층, 결국, 계속, 고작, 극구, 대강, 대개, 만일, 무조건, 정말……’ 등이 있다.


3. 관형사

  관형사는 아래와 같이, 체언 앞에서 그것을 수식하는 단어들을 가리킨다.
(18) a. / / 갖은 고생 / 괜한 …….
b. 무슨 / 말씀 ….
c. 나라 / 사람 / 친구 / 어느 …….
d. / / / / / / 스무 …….
  한편, 한자어에서 유래한 다음과 같은 것들도 일반적으로 관형사로 취급된다.
(19) 자연적 분포, 사회적 문제, 개인적 사정, 과학적 발명, 지리적 관계…….
  실제로 “연세한국어사전”(1998)에 수록된 관형사 표제어 927개 중 무려 832개가 ‘한자어+적’ 구성의 관형사이다.


3.1. 관형사의 기능과 수식 대상

  앞의 2장에서 살펴본 부사와는 달리, 관형사의 경우에는 그 수식 대상으로 삼는 것은 체언, 그중에서도 주로 명사이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부사보다는 그 수식 대상이 매우 단순한 편이다.
(20) a. 우리 집은 이다.
b. 무슨 이 났소?
c. 별별 고생을 다 했다.
(21) a. 그 사람 사람.
b. 그까짓 로 너무 고민하지 마라.
c. 저는 열차의 여객 전무입니다.
(22) a. , , , , 스무 , .
b. 여 년 만에 고향을 다시 찾았다.
  관형사에는 위에서 보듯 명사를 수식하는 것(20, 21)이 가장 일반적인 쓰임이다. 한편, (22a)에서는 주로 단위를 나타내는 의존 명사, (22b)에서는 주로 수사가 수식 대상이 된다.


3.2. 관형사의 종류

  관형사는 그 뜻에 따라서 성상 관형사, 지시 관형사, 수량 관형사로 구분할 수 있다. 성상 관형사는 그 뒤의 체언의 성질이나 상태를 나타낸다(20, 23). 지시 관형사는 그 뒤의 체언에 대해 발화 현장이나 문장 밖에 있는 것을 지시한다(21, 24). 수량 관형사는 뒤의 명사의 수량이나 순서를 나타내거나(22a, 25a), 어떤 수량에 대한 화자의 평가나 태도를 나타낸다(22b, 25b).
(23) a. 갖은, 고얀, 괜한, 긴긴, 까짓, 늘푸른, 딴, 때아닌, 맨, 모든, 몹쓸, 뭇, 바른, 빌어먹을, 새, 양(兩), 양대(兩大), 여느, 여러, 옛, 오랜, 외딴, 온, 온갖, 웬, 제까짓, 헌.
b. 무슨, 아무, 어느, 어떤, 어인, 어쩐.
c. 각(各), 구(舊), 매(每), 별(別), 별별(別別), 별의별(別―別), 순(純), 연(延), 일대(一大), 장장(長長), 전(全, 前), 제(諸), 현(現).
(24) a. 고, 그, 요, 이, 조, 저/ 그런, 이런, 저런.
b. 고만, 그까짓, 그깟, 이까짓, 이만.
c. 당(當), 모(某), 본(本).
(25) a. 첫, 한, 한두, 두, 두세, 두어, 두서너, 세, 서, 석, 서너, 수삼, 네, 너, 넉, 닷, 엿, 십여, 스무.
b. 근(近), 단(單), 단돈, 만(滿), 약(約), 총(總).

3.3. 관형사의 문법적 특성

  관형사는 활용을 하지 않을 뿐 아니라, 그 뒤에 어떠한 조사도 붙일 수가 없다.
(26) 이{*가/*는/*도……} 친구.
  둘 이상의 관형사가 하나의 명사를 수식할 때에는 일정한 순서가 있어서, ‘지시 관형사’가 제일 앞에 쓰이고, 그리고 ‘수량 관형사’, ‘성상 관형사’의 순으로 나타난다.7)
(27) 이 세 옛 친구 / 저 모든 헌 옷.
  관형사는 그 자체만으로는 독립적으로 쓰이지 않는다. 이 점은 부사와 다르다.
(28) a. 가: 어느 것이 새 책이야?
  나: *저 (책이다)/ 저 책. / 저 책이야.
b. 가: 그 사람 갔대.
  나: 벌써?


4. 맺음말

  이상에서 부사와 관형사의 특징을 살펴보았다. 부사와 관형사는 문장에서 그 뒤에 나타나는 말을 수식하여 그 뜻을 제한하거나 명확히 한다는 점, 특별한 형태 변화를 하지 않는다는 점, 이 품사에 속하는 어휘 목록이 다른 품사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매우 적다는 점 등에서 공통된 특징을 지닌다.
  한편 관형사와 부사는 그 주된 수식 대상이 다르다는 점, 부사는 관형사와 달리 문장 전체를 수식 대상으로 할 수도 있다는 점, 성상 부사와 정도 부사를 제외한 나머지 부사는 문장에서의 위치가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점 등에서 그 특징의 차이를 보인다.
  관형사와 부사의 문법적 특징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 계량적인 분포 특성의 일부를 살펴보았는데, 이 두 품사에 속하는 낱낱의 단어들의 진정한 모습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실제 언어 자료의 관찰과 쓰임의 분석이 필요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참고 문헌|

서상규(1993), ‘현대 한국어의 시늉말의 문법적 기능에 대한 연구’, “朝鮮學報” 149집, 조선학회.
이운영(2002), “표준국어대사전 연구 분석”, 국립국어연구원.
이익섭·남기심(1986), “국어문법론·I”, 한국방송통신대학교출판부.
임홍빈·장소원(1995), “국어문법론·I”, 한국방송통신대학교출판부.
최현배(1937, 1983), “우리말본”, 정음문화사.
허웅(1995), “20세기 우리말의 형태론”, 샘문화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