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사회에서의 문화 상호 교류
다문화 사회에서 한국어 교육 방안
다문화 가정 자녀를 위한 언어교육
여성 결혼 이민자를 위한 한국어 교육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 이주민과 인권 현황
일본 다문화·다언어 사회의 정책과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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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 소식
특집: 다문화 사회와 한국어 
  여성 결혼 이민자를 위한 한국어 교육

김선정·계명대학교 교수 


1. 들어가기

  법무부가 밝힌 2007년도 출입국․외국인 정책 통계에 따르면 2007년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의 수가 100만 명을 넘고 결혼 이민자의 수도 11만 명을 넘는다고 한다. 이중 여자가 88%를 차지하고 있고 국적은 중국, 베트남, 일본, 필리핀 순으로 집계되었다고 한다. 결혼 이민자의 수는 매년 증가하여 작년에도 17.7%나 증가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다문화 사회로의 변화는 그동안 단일 민족, 단일 혈통의 문화에 익숙해져 있던 우리 사회에서 자신의 문화 정체성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와 타문화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져야 하는가와 같은 새로운 문제들을 제기하고 있다. 
  여성 결혼 이민자들의 증가는 우리 한국어 교육계에도 큰 변화를 가져 왔다. 어떻게 하면 이들이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빨리 습득하여 우리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 하는 고민을 하게 되었고, 이들을 위한 한국어 교육이 한국어 교육 분야의 큰 축을 차지하게 되었다. 오랫동안 서울에 있는 대학을 중심으로 일반 목적의 한국어 교육이 주류를 이루어 오던 한국어 교육계는 여성 결혼 이민자들의 급격한 증가로 커다란 변화를 겪게 되었다. 이는 중국 유학생의 증가와 아시아를 중심으로 나타난 한류 현상 등과 함께 한국어 교육의 환경을 변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지방의 많은 대학에서도 한국어 교육을 적극적으로 실시하게 되었고, 교원 양성 과정을 운영하거나 학부와 대학원에도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 전공을 개설하여 한국어 교원을 양성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어 교육과 관련된 많은 연구 성과물이 나오고 있고, 한국어 교재가 봇물 터지듯이 발간되고 있다. 특별히 여성 결혼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어 교육의 수요가 증가됨으로써 한국어 교육 학계에서는 특수 목적 한국어 교육 연구에도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는 한국어 교육 학계에도 자극과 변화를 주어 학계의 발전을 초래하는 결과를 낳기도 하였다. 또한 여성 결혼 이민자들을 위한 한국어 교육에 대한 정부의 관심도 높아져 정부 차원에서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여러 가지 제도적인 뒷받침이 마련되기도 하였다.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어 교육의 효과를 높이고, 이들과 온전한 의사 소통을 이루기 위해서는 교재를 비롯하여 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와 교수 내용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봐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여성 결혼 이민자를 대상으로 하는 한국어 교육의 효과를 제고하기 위한 몇 가지 방안에 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이에 앞서 여성 결혼 이민자들이 사용하는 한국어에서 나타나는 특징을 간략히 살펴보기로 한다.



2. 여성 결혼 이민자들의 한국어에 나타나는 특징

  여성 결혼 이민자들이 사용하는 한국어는 학문을 목적으로 한국어를 배우는 학습자들의 한국어에서 나타나는 특징과는 크게 다르다. 다음은 여성 결혼 이민자들의 한국어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다.

1. 표준어보다 지역 방언에 익숙함

  많은 여성 결혼 이민자들이 지방에 거주하고 있으며, 이들의 대부분은 생활 속에서 각 지역의 방언을 익혀 널리 사용하고 있다. 경상북도에 거주하고 있는 여성 결혼 이민자들은 ‘(맛이) 시다’라는 표현보다는 ‘새가랍다/시그럽다’ 등의 방언을 사용한다. 오히려 표준어인 ‘시어요’라는 표현을 아주 생소하게 느끼는 경향이 있다. 여성 결혼 이민자들은 ‘이자뿌따(잊어버리다), 할배(할아버지), 할매(할머니), 쟈(저 아이), 디다(힘들다), 점빵(가게), 무라(먹어)’ 등 이미 많은 사투리를 습득하여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표준어와 사투리를 구분하여 받아들이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실제로 교사가 수업시간에 ‘하나, 둘, 셋’을 따라하라고 하면 실생활에서 사투리를 먼저 배운 학습자는 ‘하나, 둘, 서이’라고 따라하기도 한다. 

2. 체류기간이 오래된 학습자일수록 읽기ㆍ쓰기에 더 큰 관심을 보임

  오랫동안 한국에 거주한 여성 결혼 이민자의 경우는 말하기와 듣기에는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체계적인 한국어 교육을 받지 못한 여성 결혼 이민자들은 읽기와 쓰기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들의 자녀가 학교에 입학할 경우 자녀의 학습을 도와주지 못한다는 점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한국에 오래 거주하고 자녀가 있는 여성 결혼 이민자일수록 한국어 교육 중에서도 읽기와 쓰기에 더 큰 관심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3. 언어예절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이 부족함

  여성 결혼 이민자들 중에는 한국어 교육을 받기 전에는 시부모님께 ‘밥 먹어’라고 말했을 만큼 ‘진지 드세요’와 ‘밥 먹어’의 차이점을 인식하지 못 했었다고 고백하는 사람들이 있다. 여성 결혼 이민자들은 시부모님께 아침 인사를 드릴 때 하는 표현이나 남편이 출근할 때, 식사할 때 하는 표현 등을 비롯해 각종 명절에 하는 인사말도 익숙하지 않다. 뿐만 아니라 높임말이 발달한 한국어의 언어예절에 관한 지식이 부족하다.

4. 잘못 습득된 언어표현이 많고 이 표현들이 쉽게 고쳐지지 않음

  대부분의 여성 결혼 이민자들은 처음부터 체계적으로 한국어를 배운 게 아니라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한국어를 습득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후에 한국어를 체계적으로 학습하더라도 이미 굳어져 있기 때문에 새로운 표현을 받아들이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예를 들면 조사를 사용하지 않은 문장이나 조사를 잘못 사용한 문장, 용언 활용이 잘못된 문장, 높임법 사용이 틀린 문장 등 오류가 많다. 그러나 의사 소통에는 거의 문제가 없기 때문에 학습자들은 오류를 인식하지 못 하고, 이를 수정하는 방법도 모른다. 이런 학습자들을 가르칠 경우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학습자를 가르치는 경우보다 훨씬 어렵다. 

5. 부정확한 발음이 많음

  여성 결혼 이민자들의 한국어 발음은 극히 자연스럽지 못 하다. 특히 평음/경음/격음의 구분을 못 하고, 이중모음이나 받침 등도 제대로 발음하지 못 한다. ‘빵이 맛있어요’를 ‘방이 맛있어요’로 ‘열심히 하세요’를 ‘여심히 하세요’라고 발음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어려움은 학문을 목적으로 한국어를 배우는 유학생들에게서도 자주 나타나는 어려움이다. 하지만 여성 결혼 이민자들의 경우에는 조음 위치나 조음 방법에 관한 설명 없이 한국어 모어 화자 누군가로부터 듣고 따라하는 방법으로만 학습하였기 때문에 발음이 훨씬 더 부정확하다. 

6. 실생활 어휘를 많이 알고 있음

  살아가는 데 필요한 실생활 어휘(채소, 양념, 과일, 고기류, 어패류, 가전제품 등)를 많이 알고 있다. 또한 자신이 하는 일이나 남편 혹은 시댁 식구들이 하는 일과 관련된 어휘도 놀랄 만큼 많이 알고 있다. 

7. 문장에 문법적 오류가 많음

  여성 결혼 이민자들의 경우에는 학습(learning)이라는 과정을 거쳐서도 한국어를 배우게 되지만 일반 유학생들보다 습득(aquisition)의 방법으로 한국어를 배우게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용언의 활용 방법과 기본형을 몰라도 용언을 활용의 형태로 익히기도 한다. 예를 들어 불규칙 용언의 활용형도 규칙용언과 비교하여 배우지 않더라도 불규칙 용언의 활용 형태를 사용하기도 한다. ‘더워요’의 기본형 ‘덥다’는 몰라도 ‘더워요’를 사용하는 경우가 흔히 발견된다. 조사의 경우에도 조사 사용 규칙에 관한 학습 없이 조사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문장에 오류가 많고 어휘력이 부족해서 대충의 의미만을 전달할 뿐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
  따라서 이들을 위한 한국어 교육은 일반 목적의 한국어 교육과는 여러 가지 면에서 차별화되어야 한다. 그러면 이들을 위한 정부 차원의 한국어 교육 지원 현황에 관해 살펴보자.



3. 다문화 가정을 위한 한국어 교육 지원 현황

  다문화 가정의 수가 증가하고 이들을 위한 한국어 및 한국 문화 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됨으로 해서 정부에서부터 시작하여 지자체 등에 이르기까지 이들을 위한 국가․사회적인 관심이 증가되었다. 심지어는 다문화 가정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정부 부서 간 중복 지원 등의 적지 않은 부작용까지 나타날 정도로 이들을 위한 한국어 교육 지원에 적극적이다. 정부 주도 하에 이루어지고 있는 다문화 가정을 돕기 위한 각종 한국어 교육 관련 사업을 간단히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표> 정부 주관 다문화 가정 대상 한국어 교육 내용

  문 광 부/
국립국어원
여 가 부 농 림 부 교 육 부
추진 목적 여성 결혼 이민자 대상 한국어・한국문화 교육실시 한국어・한국문화 이해 교육 및 자녀양육법 지도 등을 통해 자녀들의 학교생활 적응 유도 농촌지역의 여성결혼 이민자 가족의 안정적인 농촌 정착 다문화 가정 자녀에 대한 교육지원 강화 및 다문화 교육 환경 조성
주요 내용 ∙한국어 강좌 개설・운영
∙‘사회문화예술교육지원사업’을 통한 문화예술교육 지원
∙여성 결혼 이민자 자녀를 위한 한국문화체험 행사
∙결혼 이민자 가족 통합 교육프로그램 개발ㆍ보급
-한국어 교육, 가족 교육, 문화교육, 정보화 교육, 상담, 정보 제공
 ∙농촌지역 결혼 이민자 가정을
방문하여 지도하는 교육 도우미 운영
-언어 교육, 문화 교육, 가족 관계 증진 교육 등
∙부부교실, 
가족캠프 실시
∙시ㆍ도 단위 
다문화 가정 자녀 교육 활성화
-KSL반 및 방과 후 학교, 특별학급 운영
-연구학교 운영
-교사 역량 강화
-한국어학습 프로그램 및 교재 개발ㆍ보급


  이 외에도 지방자치 단체를 중심으로 그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다문화 가정 자녀를 위한 한국어 및 한국 문화 교육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다문화 가정의 한국어 교육을 좀 더 효과적으로 실시하기 위해 최근 여성가족부에서는 ‘2008 결혼 이민자 가족 한국어 교육 지도사 양성교육’ 과정을 운영하였다. 이는 다문화 가정을 위한 한국어 교육은 일반 목적의 한국어 교육과는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인식에서부터 비롯되었다고 본다. 이런 면에서 볼 때 한국어 교육의 방향이 적절하다고 볼 수 있겠으나 한국어 교육 관련 수업 시간이 30시간이었다는 점이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는 한국어 교육에 관한 기본 사항만을 다루더라도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간으로 판단된다. 또한 여성가족부의 ‘2008 결혼 이민자가족 한국어 교육 지도사 양성교육’에 참가한 상당수의 수강생이 이미 대학에서 운영하고 있는 한국어교원 양성과정을 이수하였거나 한국어 또는 다른 외국어 교육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따라서 기초 지식만을 반복적으로 수강하도록 할 것이 아니라 기초 과정과 심화 과정으로 나누어 보다 전문적인 교사 양성 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지역 특성에 맞는 강사를 양성하고, 이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며 일정 기간 후 재교육하는 프로그램의 개발이 시급하다. 



4. 여성 결혼 이민자를 위한 한국어 교육의 방향

  여성 결혼 이민자를 위한 한국어 교육은 학문을 목적으로 한국어를 배우는 학습자들을 위한 한국어 교육과는 교사부터 시작하여 교재, 교수법이나 교육 내용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달라야 한다. 

4.1. 교사

(1). 여성 결혼 이민자를 위한 교사는 교원 양성의 단계부터 차별화되어야 한다. 
  여성 결혼 이민자를 대상으로 하는 한국어 교원 양성 방법은 학문 목적 한국어 학습자를 대상으로 하는 한국어 교원 양성 방법과는 달라야 한다. 따라서 여성 결혼 이민자들을 위한 한국어 교사를 양성하기 위한 별도의 교과과정이 수립되어야 하고, 별도의 교사 교육용 교재가 개발되어야 한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여성 결혼 이민자들은 가정과 지역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 한국어를 배워야 한다. 따라서 ‘읽기’ 교육을 할 때도 실용적인 읽기 자료를 활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광고나 간판, 공고문, 성적표, 가정 통신문 등 여성 결혼 이민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읽기 자료를 이용한 교육이 필요하다. ‘쓰기’ 교육의 경우에도 일기 쓰기나 이메일 쓰기, 간단한 편지 쓰기, 서류 쓰기 등의 실용적인 글쓰기 교육을 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교육 체계나 아이들의 학교생활에 관련된 내용을 현직 교사로부터 듣는 시간도 필요하리라고 본다. 이런 면에서 이들을 위한 별도의 교원 자격 제도를 두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본다.

(2). 한국어 수준이 높은 여성 결혼 이민자들을 한국어 교사로 활용할 수 있다.
  국제 결혼 건수가 증가함에 따라 결혼 이민자 가족의 안정적인 정착과 원만한 가족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지원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한국어 수준이 높은 여성 결혼 이민자들에게 한국어 교육 능력을 배양하여 새롭게 이주해 온 같은 국적의 여성 결혼 이민자들에게 한국어를 지도하고, 한국 생활을 안내해 줌으로써 한국 생활 적응 기간을 단축시킬 뿐만 아니라 원만한 가족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 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영어나 일본어, 중국어 등 수요가 있는 외국어가 가능한 여성들을 일정 기간 동안 교육한 후에 초․중등학교의 방과 후 교사로 활용하는 일도 여성 결혼 이민자의 자립을 돕는 일일 것이다. 이는 여성 결혼 이민자들은 사회 활동을 함으로써 한국 사회의 능력 있는 구성원으로서의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며 아울러 사회로 하여금 여성 결혼 이민자들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고취시킬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이는 여성 결혼 이민자들에게는 직업능력을 개발해 주어 이들의 경제적 기반을 강화하는 일이 될 것이고, 우리들에게는 이들을 우리의 인적자원으로 개발하는 일이 될 것이다. 

4.2. 교재 

(1). 다양한 형태의 교재와 교구를 제작해야 한다. 
  여성 결혼 이민자는 국적뿐만 아니라 교육적 배경, 처해 있는 환경이 너무도 다양하다. 따라서 이들을 위한 한국어 교재는 가능한 한 다양하게 제작되어야 할 것이다. 요즘 개발되는 어학 관련 시청각 교재들이 카세트테이프보다는 CD나 DVD를 활용한다고 하더라도 여성 결혼 이민자들 중에는 이를 활용하기 쉽지 않은 환경에 있는 사람들도 있다. 따라서 학습자 본인이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교재나 교구를 개발해야 한다. 실제로 경북 지역에 거주하고 이는 어느 여성 결혼 이민자의 경우에는 카세트 테이프를 틀어 놓고 들으면서 밭을 매거나 집안일을 할 수 있는 듣기 교재를 요구하기도 하였다. 

(2). 사용이 쉬운 사전을 개발해야 한다.
  찾아보기 쉬운 사전을 제작해야 한다. 예를 들어 ‘비행기가 빨라요’라는 문장에서 ‘빠르다’를 몰라도 사전에서 ‘빨라요’를 찾아 볼 수 있도록 어미의 활용 형태대로 찾아볼 수 있는 사전이 제작돼야 한다. ‘빨라요’의 뜻을 모르는 학습자는 일반적으로 그 기본형이 ‘빠르다’임을 알 리 없다. 

(3). 남편과 함께 공부할 수 있는 학습교재가 개발돼야 한다. 
  여성 결혼 이민자들은 남편과 가장 많은 대화를 한다. 특별히 한국어 수준이 낮을수록 남편에게 의존하는 비율이 높다. 따라서 남편이나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숙제나 학습활동이 교재에 반영돼야 할 것이다. 한국인 남편이 아내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외국인 아내가 자신의 모국어를 남편과 자녀들에게 가르칠 수 있는 교재를 개발해야 한다. 여성 결혼 이민자들의 모국어를 고려할 때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 일본어 등의 개발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필리핀 여성의 경우 상당수가 영어 이해력을 갖추고 있으므로 타갈로그 어의 개발은 그리 시급하지는 않다고 본다.

4.3. 교수법 및 교육 내용

(1). 다문화적 시각에서 교육 내용을 구성해야 한다.
  한국어 교육의 목표를 단순히 한국인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에 두지 말고 다문화 사회를 이해하고 각기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조화롭게 살 수 있는지에 목표를 두어야 한다. 다시 말해 한국어 습득은 다문화 사회에서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지 결코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다문화 사회에서 한국어 교육을 효과적으로 실천하기 위해서는 문화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친근한 소재를 다양한 학습활동을 통하여 우리의 일상생활과 자연스럽게 통합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말해, 다문화 사회에서의 한국어 교육은 학습자의 문화에 대한 인정과 조화로운 관계 형성을 중요시하여 언어나 문화, 인종, 국적이 다른 한국어 학습자가 자신의 문화적 특성을 자랑스럽게 드러내면서 상호 소통하는 가운데 이루어져야 한다.

(2). 실생활 문화를 반영해야 한다.
  여성 결혼 이민자들은 한국 사회의 일시적 구성원이 아니라 영구적으로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야 할 사람들이다. 따라서 이들을 위한 의사소통 기능은 생존을 위한 기능뿐만 아니라 친교 활동, 정보 교환, 문제 해결 능력까지도 포함해야 한다. 따라서 이주여성을 위한 한국어 교육은 실생활 문화를 포함하되 가능한 한 정확한 정보를 주어 실생활에서 활용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여성 결혼 이민자들이 일반적인 한국 주부로서 겪게 될 생활 영역과 여성 결혼 이민자라는 특수층에 있음으로 해서 예측되는 다양한 상황을 중심으로 교육해야 한다. 또한 한국어 교육을 통해 실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여성 결혼 이민자들은 전자자품 A/S 요청하기, 은행이나 우체국, 관공서에서 일보기 등 한국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여성 결혼 이민자를 위한 한국어 교육 내용에 이러한 내용들을 포함시키면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여성 결혼 이민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사항을 학습 내용으로 삼는 일은 이들에게 학습 동기를 부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여성 결혼 이민자들로 하여금 학습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함으로써 한국어 교육의 효과를 제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3). 자녀와의 대화 상황이나 내용을 비중 있게 다루어야 한다. 
  여성 결혼 이민자들은 한국에서 자녀를 낳아 기르는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들이 집안에서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될 상대는 남편과 이들의 자녀들이다. 자녀와의 원만한 대화를 위해 필요한 많은 표현들이 교육 내용에 포함되어야 한다. 이주 여성들의 한국어 능력 부진은 자녀의 언어 습득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임에 틀림없다. 아이들과의 대화에 자신이 없는 여성은 스스로 위축될 뿐 아니라 어머니로서의 권위를 찾기도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한국어 교육 과정에 자녀가 성장하면서 처하게 되는 환경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내용이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4). 지역 주민들과의 의사소통 능력을 높이기 위해 지역어도 교육 시켜 야 한다. 
  대구․경북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여성 결혼 이민자들은 의사소통의 가장 큰 어려움의 원인으로 대구 경북 지역어를 지적했다. 여성 결혼 이민자들이 제일 먼저 접하게 되는 한국인 집단이 그가 속해 있는 가정과 지역사회일 것이므로 그곳에서 사용되고 있는 지역어를 배워야 한다. 특별히 실생활에 필요한 어휘의 경우에는 별도로 학습하지 않으면 의사소통에 장애를 가져올 것이다. 지역어가 널리 쓰이는 지역에서 표준어 교육만을 고집한다면 이들이 지역민으로 살아가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여성 결혼 이민자들과 지역 사회인들의 효과적인 의사소통은 이들과 더불어 행복하게 살기 위한 첫걸음일 것이다. 

(5). 학습의 초기에는 의사소통적 교수법으로 교육해야 한다.
  여성 결혼 이민자들은 그가 속해 있는 가정과 지역 사회에서의 의사소통을 위해 한국어가 필요한 사람들이다. 따라서 의사소통적 교수법을 기반으로 하여 우선은 구어 능력의 신장을 목표로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일차적인 의사소통 능력이 갖추어진 후에는 문어 능력이나 정확성까지도 신장시켜야 할 것이다.



5. 나오기

  여성 결혼 이민자들을 위한 한국어 교육의 효과를 제고하기 위해서는 여성 결혼 이민자들을 위한 맞춤형의 교육 방향이 수립되어야 한다. 이들을 위한 별도의 교재를 다양한 방법으로 개발해야 한다. 또한 이들의 교육을 현장에서 책임져야 하는 교원은 양성 단계에서부터 일반 목적의 한국어 교원 양성 방법과 달라야 한다. 여성 결혼 이민자들이 실제로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내용을 교육 자료로 삼아야 한다. 나아가 이들을 위한 교수법도 초기에는 정확성보다는 유창성이 주가 되는 의사소통적 교수법이 활용되어야 하고, 지역민들과의 의사소통을 위해 방언 교육도 이루어져야 한다. 정부와 지방자치 단체 한국어 교육계가 힘을 모을 때 여성 결혼 이민자들과 우리가 의사소통할 수 있는 시기를 앞당길 수 있고, 그들과 더불어 사는 사회로의 전환이 보다 용이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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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정(2006b). 「여성 자원 활동자 양성교육」 - 결혼 이주여성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양성 과정 강의안, 경북여성정책개발원.
김선정(2007). 결혼 이주 여성을 위한 한국어 교육, 이중언어학 33호, 이중언어학회.
법무부(2007).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
왕한석(2006). 국제결혼 이주여성의 언어문제와 해결방안, 새국어생활 16-1, 국립국어원.
이상규(2006). 여성 결혼 이민자에 대한 한국어 교육 문제, 이중언어학회 창립 25주년 기념 국제 학술 대회 논문집, 이중언어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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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2005). 여성 결혼 이민자 지원 사업 결과보고서, 여성가족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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