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
‘자기 개발’과 ‘자기 계발’ 둘 다 의미상 맞는 말인 듯합니다. 어떤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올바른가요??
(서울 마포구 대흥동 이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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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 >> 말씀하신 바와 같이, ‘자기 개발’과 ‘자기 계발’은 비슷한 의미로서 모두 쓸 수 있습니다. 다만 사용 환경을 고려하여 '개발'과 '계발' 가운데 알맞은 단어를 선택하여 쓸 수 있을 것입니다. 아래에 제시한 뜻풀이를 참고하여 표현 의도에 맞게 쓰시기 바랍니다.
ㅇ 자기 개발(自己開發) - 자기에 대한 새로운 그 무엇을 만들어냄. 또는 자신의 지식이나 재능 따위를 발달하게 함.
ㅇ 자기 계발(自己啓發) - 잠재되어 있는 자신의 슬기나 재능, 사상 따위를 일깨움.
물음>> 친구 부모님의 칠순 잔치에 축의금을 보내려 하는데 봉투에 뭐라고 써야 합니까?
(경북 김천시 조복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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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 >> '축 수연(祝 壽宴)' 또는 '축 수연(祝 壽筵)'이라고 하면 됩니다. 이 말이 환갑 때에만 쓰는 말로 알고 있는 사람도 있으나 환갑 이후 생일 잔치의 축의금 봉투나 단자에 두루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굳이 칠순임을 드러내고자 할 때에는 환갑을 '축 회갑(祝 回甲)', '축 환갑(祝 還甲)' 또는 '축 화갑(祝 華甲)' 하듯이, '축 희연(祝 稀宴)' 또는 '축 고희연(祝 古稀宴)'이라고 해도 됩니다. 아울러 희수(77세), 미수(88세), 백수(99세)의 잔치에는 '축 희수연(祝 喜壽宴)', '축 미수연(祝 米壽宴)', '축 백수연(祝 白壽宴)'이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꼭 '축 수연'과 같이 반드시 한문 투로 써야 하는 것은 아니고, '수연을 진심으로 축하하나이다'나 '수연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와 같이 우리말로 써도 좋습니다. 한 가지 덧붙일 것은 축의금을 보낼 때 반드시 단자(單子)를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아무리 세상이 변하였다고 하더라도 잊어서는 안 될 예의이며, 축의금을 받는 쪽에서도 봉투에서 축의금을 꺼내고 기록할 때에 누가 얼마를 보낸 것인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에서도 꼭 필요한 것입니다.
물음>>
로마자표기법이 개정되었다고 하는 말이 들리던데 사실인가 요?(예, 행정구역과 도로명을 '-ro'로 통일 한다는 등) 최근 로마자표기법이 일부 수정된 것이 있다면 그 부분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고 싶습니다.
(강원도 원주시 김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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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 >> 2000년 개정된 로마자 표기법에서는 단위 앞 붙임표와 관련하여 “‘도, 시, 군, 구, 읍, 면, 리, 동'의 행정 구역 단위와 '가'는 각각 'do, si, gun, gu, eup, myeon, ri, dong, ga'로 적고, 그 앞에는 붙임표(-)를 넣는다. 붙임표(-) 앞뒤에서 일어나는 음운 변화는 표기에 반영하지 않는다.(제3장 5항)”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붙임표는 발음의 혼동을 피하기 위해 쓰는 용도 외에 대체로 행정 구역 단위 앞에서만 사용하도록 한 것입니다. 그런데 2002년에 ‘새주소 부여 사업’의 하나로 도로명 고유명사 '○○길'이 새로 명명됨에 따라 국어원에서는 기존의 로마자 표기법에서 규정하지 않은 ‘길(gil)’을 ‘가(ga)’에 준하는 단위명으로 보고 앞말과 붙임표로 분리하여 ‘○○-gil’로 쓰도록 하는 지침을 마련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이 지침에 따르면 세종로는 'sejong-ro'가 아니라 'sejongno'가 맞는 표기입니다.
그런데 2007년 4월 새로 시행된 “도로명 주소 등 표기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도로의 위계(대로-로-길)가 현행 로마자 표기에서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으며, 새 주소 정책에 따라 종전에는 길 이름으로만 쓰이던 ‘대로-로-길’이 ‘동(洞), 리(里)’ 등 행정 구역 단위를 대신하게 됨에 따라 현행 로마자 표기 원칙[‘대로(daero), 로(ro)’는 붙임표 없이 앞말에 붙여 단어 전체의 발음에 따라 표기함]을 현실화해야 할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되었습니다.
이에 국어원에서는 ‘대로, 로, 길’이 도로의 종류이면서 주소 체계에서 행정 구역 단위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판단하여 행정자치부에서 제안한 대로 로마자 표기에서도 그 앞에 붙임표를 붙이는 것[대로(-daero), 로(-ro), 길(-gil)]을 인정해 주기로 11월 31일에 의견을 낸 바가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지명과 도로명 두 가지로 쓰이는 서울시 ‘종로’의 경우 ‘Jongno(지명)’와 ‘Jong-ro(도로명)’ 두 가지 표기가 공존하게 되고, 단어의 발음에 따라 ‘lo, no, ro’ 세 가지로 표기되던 ‘로’가 ‘ro’ 하나로 통일되어 국어의 실제 발음과 다소 다른 표기가 될 수 있어서 로마자표기법의 원칙과 차이가 나지만 주소 체계의 명확한 전달을 통해 얻게 될 편리함을 고려할 때 로마자 표기의 현실화에 따른 다소의 불편은 감수해야 할 것으로 판단되어 행정지명(주소)에서 '-로'의 단위를 인정해 주었던 것입니다.
따라서 '세종로'를 지명으로 표기할 때는 'sejongno'로 표기해야 맞는 것이고, 주소의 번지로 표기할 때는 'sejong-ro'로 표기해도 틀리지 않게 된 것입니다. 일부 영자 신문에서 '세종로에서 시위가 일어났다'를 영작했을 경우 '세종로'는 지명으로 쓰인 것이므로 'sejongno'로 표기해야 맞지만 세종로 17번지에 편지를 배달했다라든지, 주소 표기로 세종로 1번지라고 할 때는 '-로'가 도로의 명칭, 주소이므로 'sejong-ro'표기가 맞다고 하겠습니다. 이런 상황은 로마자표기법을 개정한 것이 아니고 일부를 보완하였기 때문입니다.
물음>>
'호치키스'가 맞는 말입니까?
(전라북도 전주시 황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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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 >> '호치키스(hotchkiss)'는 'Hotchkiss paper fastener'의 약어로 한국식 영어 표현입니다. 본래 이 말은 미국인 발명가 이름을 따서 지은 상표 이름으로 일반 명사는 아니었습니다. 원어에서는 '스테이플러(stapler)'라고 하는데 '호치키스'라는 상표명이 보통 명사로 굳어져 쓰이고 있는 것입니다. ≪국어순화자료집≫(1992, 국립국어연구원)에서는 '(종이) 찍개'로 순화를 하여 '호치키스'나 '스테이플러' 대신 쓰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물음>>
신문 기사에서 보면 기념일의 한자 표기가 '記念日'도 있고 '紀念日'도 있습니다. 이것은 표기의 혼란이 아닌지요?
(전라남도 광주시 문성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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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 >> 두 가지가 다 맞는 표기입니다. 근대적 국어사전의 효시로 꼽히는 문세영의 ≪조선어사전≫(초판 1937, 7판 1954)에서 '기념일(紀念日), 기념(紀念·記念)'으로 올린 이래, ≪큰사전≫(1947∼1957)에서는 '기념일(紀念日), 기념(紀念), 기념(記念)'으로 하여 기념일의 표기가 '紀念日'로 정착되는 듯하다가, 이희승 편 ≪국어대사전≫(초판 1961, 수정 증보 1982)에서 '기념일(記念日, 紀念日), 기념(記念), 기념(紀念)'으로, 북한의 ≪조선말사전≫(1962)에서는 '기념일(紀念日, 記念日), 기념(紀念, 記念)'으로, 신기철·신용철 편 ≪새 우리말 큰사전≫(증보 1975)에서는 '기념일(--日), 기념(紀念, 記念)'으로 되어 기념일의 표기가 '紀念日, 記念日' 양쪽이 다 인정되도록 되었습니다.
비교적 최근에 나온 금성판 ≪국어대사전≫(1994)에서는 '기념일(記念日), 기념(記念, 紀念)'으로, 한글학회의 ≪우리말 큰사전≫(1994)에서는 '기념일(紀念日), 기념(記念, 紀念)'으로 되어 있으며 국립국어연구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는 '기념일(記念日), 기념(記念, 紀念)'으로 올라 있습니다.
한자 '紀'와 '記'는 중국 司馬遷의 ≪史記≫라는 책의 帝王의 일을 적은 '本紀', 이를 본뜬 우리나라 ≪삼국사기≫ 속의 '本紀' 등의 표기에서 볼 수 있듯이 구별은 있습니다만, 중국 '釋名'의 '釋言語'편에 '紀, 記也'라는 기술과, 같은 책 '釋典藝'편의 '記, 紀也'라는 기술에서 보듯이 '적는다'는 의미에서 두 글자가 통하여 쓰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낱말은 한자어이므로 그 역사적 쓰임을 살펴보면, '記念'의 경우는 중국 당나라 초기 張文成(657∼730)의 작품이라고 하는 '遊仙窟'에 쓰인 예가 가장 오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에 비해 '紀念'의 경우는 역사적 표기를 보이는 전거는 어느 사전에도 올라 있지 않습니다.
참고로 현재 한자 문화권인 일본과 중국에서 이들의 쓰임은 대조적입니다. 일본에서는 20세기 초에는 '紀念'이라는 표기도 있었습니다만 권위 있는 한자사전이라는 ≪大漢和辭典≫에서 '紀念'을 '記念'의 잘못으로 처리한 이후, 그 뒤의 국어사전에서는 모두 '記念'으로 통일하여 표기하고 그 합성어도 모두 '記念--'으로 적고 있습니다. '記念燈, 記念碑, 記念寫眞, 記念像, 記念式, 記念葉書, 記念日, 記念章, 記念切手(기념우표), 記念祭, 記念塔, 記念品' 등이 그 예입니다.
이와는 반대로 중국(타이완)에서는 '記念'이라는 단어를 사전에 올려 놓기는 하였지만, 실제 쓰임에서는 '紀念'이라는 표기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紀念, 紀念日, 紀念週, 紀念冊, 紀念品, 紀念會' 등 일본에서는 쓰지 않는 표기의 낱말만이 ≪漢文大辭典≫(일본의 ≪大漢和辭典≫을 그대로 번역하였다고 하는)에 올라 있을 뿐입니다. 일본에서 '記念'을 많이 쓰고 있으므로 '記念'이 일본식 표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조선왕조실록≫에 '記念'이라는 표기를 찾아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昨秋新設之後復授爾宮銜子所記念之意 ≪정조실록 9년 10월≫知記念舊僚之意 ≪정조실록 21년 5월≫先大王記念臣父尊王庇民之誠忠 ≪순조실록 9년 1월≫ '기념일'은 '기념'과 마찬가지로 '記念日', '紀念日'을 모두 인정할 수 있습니다. 국어사전에서 '기념일(記念日)'과 같이 원어를 하나만 제시한 것은 '記念日' 하나만 인정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원어가 둘 이상 있는 말은 합성어에서는 편의상 하나만 제시하고 있습니다. 한자에서는 미세한 뜻의 차이가 있더라도 국어에서는 의미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복합어인 '기념일'을 비롯하여 '기념사, 기념비, 기념품' 등의 표기도 둘 다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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