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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물음 >>  “누군가에게 나의 이야기를 할라치면, 지난 먼지 낀 상처까지도 꺼내어 가며 일일이 상대방을 이해시켜 가야 하는 것이 나는 너무도 두려웠다.”와 “일단 네가 맞다손 치자.”라는 두 예문에서 밑줄 친 부분의 올바른 띄어쓰기가 궁금합니다.
(최유리, 제주도 서귀포시 색달동)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누군가에게 나의 이야기를 할라치면, 지난 먼지 낀 상처까지도 꺼내어 가며 일일이 상대방을 이해시켜 가야 하는 것이 나는 너무도 두려웠다.”와 “일단 네가 맞다손∨치자.”와 같이 띄어 쓰는 것이 맞습니다. 앞의 문장은 어미 ‘-ㄹ라치면’이 쓰인 것이고, 뒤의 문장은 어미 ‘-다손’이 결합한 말 다음에 동사 ‘치다’의 활용형이 이어진 것이기 때문에 띄어쓰기가 다른 것입니다.
  어미 ‘-ㄹ라치면’(받침 없는 동사 어간, ‘ㄹ’ 받침인 동사 어간 또는 어미 ‘-으시-’ 뒤에서 쓰임)과 ‘-을라치면’(‘ㄹ’을 제외한 받침 있는 동사 어간 뒤에서 쓰임)은 앞 절의 일이, 그 일이 있으면 으레 어떤 결과가 따르는 것을 경험한 데에서 하나의 조건으로 추상화해 낸 것임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로, ‘-으면’보다 더 통속적인 표현에 주로 쓰입니다.
  다음은 연결 어미 ‘-ㄹ라치면(-을라치면)’의 용례입니다.

(1) 꽃이라도 필라치면(피-+-ㄹ라치면) 향기가 온 집안에 가득했다.
(2) 시장에라도 갈라치면(가-+-ㄹ라치면) 아이가 먼저 따라나선다.
(3) 책이라도 좀 읽을라치면(읽-+-을라치면) 옆에 와서 성가시게 군다.
  한편 ‘-다손’(형용사 어간이나 어미 ‘-으시-’, ‘-었’, ‘-겠-’ 뒤에 쓰임)은 어미 ‘-다’에 보조사 ‘손’이 결합한 말로, 주로 ‘치다’, ‘하다’와 함께 쓰여 앞말이 나타내는 상황이 사실임을 인정하여 양보하는 뜻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입니다. 이 어미는 결합하는 환경에 따라 ‘-ㄴ다손’(받침 없는 동사 어간, ‘ㄹ’ 받침인 동사 어간 또는 어미 ‘-으시’ 뒤에 쓰임), ‘-는다손’(‘ㄹ’을 제외한 받침 있는 동사 어간 뒤에 쓰임), ‘-라손’(‘이다’, ‘아니다’의 어간이나 어미 ‘-으시-’, ‘-더’, ‘-으리-’ 뒤에 쓰이거나 받침 없는 동사 어간, ‘ㄹ’ 받침인 동사 어간 또는 어미 ‘-으시-’ 뒤에 쓰임), ‘-자손’(동사 어간 뒤에 쓰임), ‘-으라손’(‘ㄹ’을 제외한 받침 있는 동사 어간 뒤에 쓰임) 등과 같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다음은 연결 어미 ‘-다손(-ㄴ다손, -는다손, -라손, -자손, -으라손)’의 용례입니다.
(1) 설사 밉다손(밉-+-다손) 치더라도 그렇게 구박해서야 되겠느냐.
(2) 내가 간다손(가-+-ㄴ다손) 치더라도 결과는 마찬가진걸.
(3) 내 앞의 음식은 다 먹는다손(먹-+-는다손) 치더라도 나머지 음식은 어떻게 하니?
(4) 그게 거짓이라손(이-+-라손) 치자.
(5) 아무리 가자손(가-+-자손) 치더라도 가지 말았어야 했다.
(6) 먹으라손(먹-+-으라손) 치더라도 먹지 말았어야 했다.
  이처럼 표기상 서로 비슷해 보이는 말이라도 문법적인 지위나 역할이 다른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물음 >>  물음 >> 학교 숙제로 글짓기를 하다가 의문점이 생겨서 질문합니다. “가족이라야 겨우 3명뿐이다.”라는 문장에서 ‘이라야/이래야’ 중 어느 것이 맞나요? 발음은 ‘이래야’로 하는 것 같은데, 쓸 때는 ‘이라야’로 쓰는 것이 맞나요?
(강미영, 경기도 의왕시 오전동)

>>  질문하신 문장에서는 “가족이래야 겨우 3명뿐이다.”로 쓰시는 것이 맞습니다. ‘이다’, ‘아니다’의 어간이나 어미 ‘-으시-’, ‘-더-’, ‘-으리-’ 뒤에 쓰이는 ‘-라고 해야’는 ‘-래야’로 줄어들 수 있습니다. “가족이라고 해야 겨우 3명뿐이다.”라는 문장에서 ‘-라고 해야’ 대신 줄어든 꼴인 ‘-래야’를 쓰면 “가족이래야 겨우 3명뿐이다.”와 같이 되는 것입니다.

(1) 가. 집이래야(=집이라고 해야) 방 하나에 부엌이 있을 뿐이다. 
     나. 반찬이래야(=반찬이라고 해야) 나물 몇 가지뿐이다.
     다. 부부가 아니래야(=아니라고 해야) 믿는 사람이 없다.
  ‘-래야’는 위의 예처럼 ‘이다’, ‘아니다’의 어간과 결합할 뿐만 아니라, 받침 없는 동사 어간 또는 ‘ㄹ’ 받침인 동사 어간 뒤에서도 ‘-라고 해야’가 줄어든 말로 사용됩니다.
(2) 가. 그 사람은 누가 오래야(=오라고 해야) 오는 사람이라 스스로는 안 올 것이다.
     나. 선생님이 만들래야(=만들라고 해야) 학생들은 어쩔 수 없이 만들기 시작한다.
  비슷하게 줄어서 사용되는 말을 보면 ‘-으래야’, ‘-재야’, ‘-대야’가 있습니다. 이들은 각각 ‘-으라고 해야’, ‘-자고 해야’, ‘-다고 해야’가 줄어든 형태입니다. 특히, ‘-으래야’는 ‘-래야’와 마찬가지로 명령문을 간접 인용하는 형식으로서 그 의미가 같지만, ‘ㄹ’을 제외한 받침 있는 동사 어간에 결합한다는 활용상의 차이가 있습니다.
(3) 가. 치마를 입으래야(=입으라고 해야) 입지 불편해서 좀처럼 입지 않는다.
     나. 그 아이는 내가 함께 가재야(=가자고 해야) 가지 혼자서는 절대 안 갈 것이다.
     다. 책을 읽었대야(=읽었다고 해야) 몇 권에 지나지 않는다.
  한편, ‘이라야’는 어떤 말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의 보조사인데, 어떤 일의 조건으로서 그것 이외에 다른 것은 불가능하며 그것이 꼭 필요함을 의미합니다. ‘이라야’는 받침 있는 체언이나 부사어 뒤에 결합하며, 같은 의미의 이형태인 ‘라야’는 받침 없는 체언이나 부사어 뒤에 결합하는 양상을 보입니다.
(4) 가. 이 일은 그 사람이라야 할 수 있다.
     나. 마늘은 다진 것이라야 음식이 제 맛이 납니다.
     다. 이 일은 자네라야 감당할 수 있을 걸세.
     라. 공사가 끝난 뒤에라야 대금을 지불할 수 있다.
  정리하면, 우선 ‘-래야’는 ‘-라고 해야’의 줄어든 형태로서, ‘-라고 해야’로 풀어 쓸 수 있는 자리에서 사용됩니다. ‘이라야(라야)’는 보조사로서, 그것 이외에 다른 것은 불가능하며 그것이 꼭 필요하다는 의미로 체언이나 부사어 뒤에서 쓰입니다. ‘이라야(라야)’를 ‘이래야’, ‘래야’로 쓰거나 발음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위에서 보았듯이 ‘-라고 해야’가 줄어든 말인 ‘-래야’와 보조사인 ‘이라야(라야)’는 쓰이는 문맥과 의미가 다른 말이므로 구별하여 사용하여야 합니다.


물음 >>  이번 2006년 월드컵에 참가하는 네덜란드의 ‘루드 반 니스텔루이’라는 선수의 이름을 ‘뤼트 판 니스텔로이’로 표기해야 한다는데, 왜 그렇게 씁니까? 그럼 화가 ‘반 고흐’는 ‘판 고흐’가 되나요?
(정유현, 경남 울산시 중구 복산동)

>>  2005년 12월에 고시된 네덜란드 어 표기법에 따르면 네덜란드 선수 ‘Ruud van Nistelrooy’는 ‘뤼트 판 니스텔로이’와 같이 표기하는 것이 맞습니다. 특히 ‘v’의 경우 네덜란드 어 자모와 한글 대조표에 따라 어두에 올 경우에는 ‘ㅍ’으로 적고, 그 외에는 ‘ㅂ’으로 적도록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Veltman’은 ‘펠트만’, ‘Vries’는 ‘프리스’가 되고 ‘Grave’는 ‘흐라버’, ‘Weltevree’는 ‘벨테브레이’가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van’은 ‘판’으로 표기됩니다.
  그런데 네덜란드 화가인 ‘Vincent van Gogh’의 이름은 예전 표기가 이미 널리 굳어져 쓰이고 있기 때문에 그 이름에 포함된 ‘van’은 ‘판’으로 적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곧 ‘빈센트 반 고흐’라는 관용적 표기를 그대로 인정한 것입니다.
  이렇게 관용적 표기를 허용하는 다른 예 가운데에는 네덜란드 인인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 ‘Dick Advocaat’가 있습니다. 새로운 표기법에 따르면 ‘딕 앗보카트’로 적어야 하겠지만 종전대로 ‘딕 아드보카트’로 적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축구 선수 박지성이 몸담았던 네덜란드 축구 클럽의 이름이자 지명인 ‘Eindhoven’도 새 표기법을 적용하면 ‘에인드호번’이 되지만, 이 단어는 ‘eind(에인트)’와 ‘hoven(호번)’이 결합된 말로 원지음에서 각 형태소의 발음이 유지되어 나오므로 ‘에인트호번’으로 표기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몇몇 관용적 표기를 제외한 인명, 지명 및 일반어는 새로운 표기법에 따라 일관성 있게 표기해야 합니다. 새 표기법에서는 네덜란드 어의 ‘g, ch’를 현지 발음과 유사한 ‘ㅎ’으로 적습니다. 예를 들어, ‘Groningen’은 ‘흐로닝언’, ‘Hooch’는 ‘호흐’로 적어야 합니다. ‘Schiphol’의 경우 종전에 ‘스키폴 공항’으로 적었으나 ‘스히폴 공항’으로 표기가 바뀌었습니다.(이처럼 기존에 사용되던 단어의 표기가 달라진 용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국립국어원에서 발간한 용례집을 참고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새로 고시된 표기법에 의한 표기가 일반 국민들에게 다소 어색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을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에는 자세한 표기 규칙이 없던 종전에 비해 언어생활의 혼란을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국립국어원 홈페이지에 방문하시면 손쉽게 새로 고시된 네덜란드 어 표기법을 확인하실 수 있으며, 함께 고시된 포르투갈 어, 러시아 어 표기법도 확인하실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물음 >>  직장 상사의 집에 인사차 방문을 했는데, 상사의 남편 되는 분을 어떻게 호칭해야 할지 몰라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적절한 호칭어가 무엇인지 알려주십시오. 또 그분의 안부를 물을 때, “부군께서는 요즘 어떻게 지내십니까?” 하는 것이 맞나요, “바깥어른께서는 요즘 어떻게 지내십니까?” 하는 것이 맞나요?
(박현정, 서울시 양천구 목1동)

>>  상사의 남편 되는 분의 성함이 홍길동이라면, 그분을 호칭할 때 ‘홍 선생님’, ‘홍길동 선생님’으로 호칭하시면 됩니다. 그분의 직함(이하 ‘과장’으로 대표시킴)이 있으면 ‘홍 과장님’, ‘홍길동 과장님’을 사용하시면 됩니다. 또 그분의 안부를 물을 때는 “바깥어른께서는 요즘 어떻게 지내십니까?” 하고 말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표준 화법에서는 직장 상사의 남편을 호칭할 때나 당사자에게 지칭할 때는 ‘(○, ○○○) 선생님’, ‘(○, ○○○) 과장님’을 표준으로 정했습니다. 해당 여자 상사에게 지칭할 때는 ‘(○, ○○○) 선생님’, ‘(○, ○○○) 과장님’, ‘바깥어른’을 쓰고 다른 사람에게 직장 상사의 남편을 지칭할 때는 ‘(○, ○○○) 과장(님)’, ‘바깥어른(바깥양반)’을 쓰도록 했습니다.
  요즘 어떤 이들은 직장 상사의 남편을 높이는 말로 ‘부군’이나 ‘사부(師夫)님’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부군(夫君)’의 사전적 의미는 남의 남편을 높여 이르는 말입니다. 사전에 명확한 범위가 규정되지 않아서, 사전상의 의미로 본다면 윗사람이나 아랫사람의 남편을 지칭할 때 쓸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표준 화법에 따르면 ‘부군’은 직장 동료 및 아랫사람의 남편을 지칭할 때 쓸 수 있는 말로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군(君)’이란 낱말은 성이나 이름 뒤에 쓰여 친구나 아랫사람을 친근하게 부르는 말입니다. 따라서 직장 상사의 남편을 높이는 말로 ‘부군’을 쓰는 것은 잘못입니다.
  또 ‘사부(師夫)님’이라는 말은 학부모 또는 학생의 편에서 여자 선생님의 남편을 호칭하거나 지칭하는 말입니다. 남자 선생님의 아내를 부르는 ‘사모(師母)님’과 짝이 되도록 ‘사부(師父)님’으로 하자는 의견이 있으나 ‘사부(師父)’는 사전에 스승을 높여 이르는 말로 올라 있어, 스승의 남편을 가리키는 말로는 ‘사부(師夫)님’을 쓰도록 했습니다. 따라서 상사의 남편을 호칭하는 말로 ‘사부(師夫)님’을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