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의 개념과 국내외 연구 경향
2008 국민의 기초 문해력 조사 개요
문해력 향상을 위한 성인 문해 교육 정책
다문화 사회의 이민자를 위한 문해 교육의 현황과 과제
이곳 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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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산책
국어에 관한 궁금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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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 소식
특집: 국민의 문해력 
  2008 국민의 기초 문해력 조사 개요1)

김순임·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 

1. 들어가며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가 2007년 한국어를 세계에서 9번째로 국제 공개어로 채택하고, 한류 열풍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한국어 학습자 수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 국외의 상황이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국민의 국어 능력을 우려하는 소리가 높다. 예컨대, 영어 조기 교육 열풍으로 초등학생의 국어 능력이 예전에 비해 떨어졌고(민현식, 2001), 초등학생 100명 중 3~4명은 한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도 언론에서 지적된 바가 있다(연합뉴스, ‘05. 3. 7.). 또한 한국인의 문해 능력이 OECD 국가 중 하위권이라는 보도(위클리조선, ‘05. 10. 11.)도 있었던 바와 같이 한국인의 국어 능력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광복 이후의 문맹 퇴치 운동과 1960년대 이후 의무 교육 취학률의 비약적인 증가로 우리나라 국민의 비문해율2) 은 급격히 감소하였다. 1966년과 1970년에 실시된 통계청 인구 총조사에서는 비문해율이 각각 8.9%와 7.0%로 조사되었는데, 1977년에는 의무교육 취학률이 97%에 달해 정부에서는 이후 비문해율이 상당히 낮을 것으로 예상하고 공식 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보면 아직도 소외 계층을 중심으로 글을 읽고 쓰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실정인데 그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어서 많은 전문가들은 국민들의 기초 문해력에 대한 실태 조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제기해 왔다. 
  이에 국립국어원에서는 2008년 국어기본법 제9조에 의거하여, 국민의 국어 능력 향상 정책 수립을 위하여 비문해율과 기초 문해력 수준에 대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실태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국민의 기초 문해력 조사’를 기획하게 되었다. 본고에서는 ‘국민의 기초 문해력 조사’의 조사 추진 경위와 조사 방법, 조사 결과에 대하여 간단히 기술하고자 한다.



2. 조사 개요

2.1. 조사 추진 경위

‘국민의 기초 문해력 조사’의 계획 수립에서 본 조사 결과 발표까지의 추진 과정을 일자별로 보이면 다음과 같다.

· 2008년 1월 28일: 국민의 국어 능력 조사 실시 계획 보고
· 2월: 문해력 개념, 등급 및 조사 방향, 내용에 관한 전문가 자문 회의 및 이메일 조사
· 3월 12일: ‘국민의 기초 문해력 조사’ 자문 위원(김창원, 서혁, 윤준채, 이 관규) 구성 및 질문지 작성 1차 회의 
· 3월 19일∼4월 16일: 질문지 작성 회의 4회 개최
· 5월∼6월 5일: 조사 기관 공모 및 선정(한국갤럽조사연구소 선정)
· 6월 20일: 한국갤럽조사연구소 착수 보고회 겸 자문회의
· 7월 1일: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면접 조사원 교육
· 7월 4일: 관계 기관(통계청, 평생교육진흥원, 국방부) 회의 개최
· 7월 1일∼8일: 1차 예비 조사 실시(122명 대상)
· 7월 8일: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면접 조사원 교육 및 간담회
· 7월 14일: 1차 예비 조사 결과 분석 회의 
· 7월 23일: 관계 전문가(평생교육진흥원 박인주 원장 외 3명) 회의 개최
· 7월 22일∼29일: 2차 예비 조사 실시(275명 대상)
· 8월 7일: 본 조사 문항 확정을 위한 2차 예비 조사 결과 분석 회의
· 9월 9일: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본 조사 면접원 교육
· 9월 9일∼10월 28일: 본 조사 실시(12,137명 대상)
· 10월∼11월 12일: 본 조사 결과 분석 회의 2회 개최
· 12월 19일: 본 조사 결과 발표 기자 브리핑 개최

  먼저, 2월에 있었던 전문가 이메일 조사와 2차에 걸친 자문 회의에서는 조사 영역을 비문해율을 비롯한 기초 문해력에 한정하기로 하였고 그 중에서도 수문해(numeracy)는 제외하고 읽기 중심의 기초 문해력에 초점을 맞추기로 하였다. 
  또한 질문지는 기존의 것을 사용하지 않고 전문가와 국어원 관계자로 구성된 질문지 전담 팀이 직접 개발하기로 하였으며 이에 따라 ‘국민의 기초 문해력 조사’ 자문 위원(김창원, 서혁, 윤준채, 이관규(이상 가나다순)과 국립국어원 관계자들이 질문지 작성을 위한 1차 회의를 개최하게 되었다. 4명의 자문 위원과 국어원 관계자로 구성된 질문지 전담 팀은 3월∼4월 중순까지 5차에 걸친 회의를 개최하여 출제 범위를 한정하고 예비 문항을 작성하여 선제 작업과 문항 수정 작업을 수행하였다. 
  그 후 5월에 조사를 직접 수행할 조사 전문 기관을 공모하였으며 심사 결과,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조사를 수행할 사업자로 선정되었다. 또한 자문 위원단과 조사 수행 기관과의 논의 끝에 조사 대상자는 원칙적으로 만 19세 이상 79세 이하의 대한민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 자로 하기로 하였고, 따라서 한국 국적을 취득한 이주 여성도 이 조사 대상에 포함되었다. 
  또한 7월에는 1차 예비 조사가 실시되었는데 조사를 수행하기 전 면접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여 조사가 철저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본 조사에서는 성인의 조사 결과를 해석하는 데 있어서 타당한 비교 집단으로서 의무교육을 거의 마쳐 가는 중학교 3학년(332명)에 대한 조사도 실시하였다. 또한 7월 23일에 있었던 관계 기관 회의에서는 통계청 관계자가 참여하였는데 이때 38년 만의 공식 조사이므로 통계법에 따라 조사를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개진하였고, 이에 따라 통계청의 승인 과정을 거쳐 9월에 본 조사가 정부 공식 통계로 승인을 받게 되었다.(승인 번호: 제11319호)

2.2. 조사 방법

  조사 대상 및 표본 추출 방법 등은 아래 표와 같다. 
구분 내 용
조사 대상 전국
조사 시기 2008년 9월 9일 ∼ 10월 28일(7주간)
표본 크기 총 5,212가구 12,137명을 대상으로 하여 총 7,033명이  본 조사에 응하였음.
표본 추출 방법 가구 방문 면접 조사
자료 수집 도구 구조화된 질문지(Structured Questionnaire)

  본 조사의 질문지는 세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문해 여부를 판단하여 비문해자인 경우는 비문해자용 질문지를, 문해자인 경우는 기초 문해력 조사를 실시하였다. 그리고 공통적으로 배경 질문지에서 응답자 특성과 국어 생활과 관련한 질문을 조사하였다.

2.3. 문해력 조사 도구 개발

2.3.1. 문항 개발 틀 
  이 연구에서는 국제 성인 문해 검사의 문항 개발 틀과 NAEP 및 OECD/PISA 문항 개발 틀을 참고하여, <표 1>과 같은 ‘국민의 기초 문해력 조사 문항 개발 틀’을 개발하였다. 아래의 문항 개발 틀에 나타나 있듯이, 이 연구에서는 문해의 하위 요소를 내용, 과정, 상황의 3가지로 분류하였다. 내용은 문해자가 접하게 되는 문해 자료의 장르적 특성을 의미하여, 산문(문학 및 비문학)과 문서(도표, 그림)로 나누어진다. 과정은 문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동원해야 하는 문해자의 인지적 기능을 말하는데, 사실적 문해, 추론적 문해, 비판적 문해로, 상황은 문해자의 지식이나 인지 과정이 적용되는 맥락을 가리키며, 실용과 교양으로 분류된다. 


<표 1 : 국민의 기초 문해력 조사 문항 개발 틀>

하위
요소

내용 과정(인지) 상황
  ․산문(문학/비문학)
  ․문서(도표, 그림)
  ․사실적 문해
  ․추론적 문해
  ․비판적 문해
  ․실용(일상생활, 공적 생활, 미디어)
  ․교양(인문/예술, 사회/문화, 과학/기술)


2.3.2. 문항 개발 과정 
  연구진은 ‘국민의 기초 문해력 조사’를 위한 평가 문항을 개발하기 위해 평가 문항의 개발 방향 및 구체적인 평가 요소 설정에서부터 문항 개발, 문항 수정, 예비 조사 및 본 조사 문항 확정에 이르는 여러 단계의 절차를 거쳤다. 우선, 평가 문항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문항 개발 지침을 마련하여 문항을 구성할 때에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고려하도록 하였다.

․ 개발 문항은 타 검사 도구에서 사용하지 않은 새로운 것으로 개발하도 록 한다. 
․ 문항에서 사용되는 어휘나 배경 지식은 성인 수준으로 하고, 인지 능력이나 문제 해결 능력은 현행 의무교육 연한을 고려하여 중학교 3학년을 졸업한 수준으로 한다. 
․ 산문 문항의 경우, 지문의 길이는 한 문단을 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 문항에 사용되는 내용(자료)은 산문(문학 및 비문학)과 문서(도표, 그림)를 고르게 사용하도록 한다. 
․ 총 문항 수는 25문항으로 하나 60문항을 출제하여 그 중에서 선별한다. 
․ 문항은 4지선다의 객관식 문항으로 개발한다. 
․ 문항의 난이도는 상 : 중 : 하 = 1 : 2 : 1로 비율을 유지하도록 한다. 
․ 문항을 해결하는 데 동원해야 하는 인지적 과정은 사실적 문해 : 추론적 문해 : 비판적 문해 = 5 : 3 : 2의 비율을 유지하도록 한다.
․ 문해자의 지식이나 인지 과정이 적용되는 맥락을 가리키는 상황은 실용 : 교양 = 6 : 4의 비율을 유지하도록 하며, 하위 요소인 미디어 : 공적 생활 : 일상생활 : 인문․예술 : 사회․문화 : 과학․기술은 대체로 3 : 3 : 3 : 2 : 2 : 2의 비율을 유지하도록 한다. 



3. 비문해자 조사 결과 분석

  ‘비문해자’는 완전 비문해자와 부분적 비문해자로 나눌 수 있는데, 본고에서의 비문해자라 함은 완전 비문해자(문맹)를 가리킨다. 이 연구에서 비문해자 판정은 피조사자의 진술과 면접원의 판단에 의거하였다. 곧, 면접원이 방문하였을 때 피조사자(혹은 그 가족)가 스스로 비문해자임을 밝히고 면접원이 간단한 단어 읽기와 쓰기 과제를 통해 그 진술을 확인했을 때 비문해자로 판정하였다. 비문해자로 판정되면 문해력 질문지 대신 비문해자용 질문지를 활용하여 관련 사항을 조사하였다. 비문해자가 조사지를 읽지 못하므로 가족과 면접원이 질문지를 읽어 주는 방식으로 조사가 이루어졌다.
  조사 결과, 조사 대상자 12,137명 중 2.15%인 261명이 비문해자로 파악되었다. 이를 토대로 모수 추정하면 전 국민의 비문해율은 1.67%로 나타나며,3) 이는 우리나라 성인(19∼79세) 중 약 62만 명이 비문해자임을 의미한다.4) 이를 뒤집어 말하면 우리나라의 문해율은 98.33%라는 뜻이 된다.
  조사 결과 개요는 다음과 같다.(이하의 비문해율 수치는 모두 모수 추정한 결과임)

① 성에 따라 비문해율이 차이가 나, 남성(0.5%)보다 여성(2.8%)의 비문 해율이 높았다.
② 연령에 따라 비문해율이 차이가 나, 40대 이하에 비문해자가 거의 없 는 데 비해, 50대(0.7%), 60대(4.6%), 70대(20.2%)로 가면서 비문해율 이 높아졌다.
③ 지역에 따라 비문해율이 차이가 나, 대도시(0.7%)에 비해 중소 도시
(1.7%)의 비문해율이, 다시 그에 비해 군 지역(6.3%)의 비문해율이 높 게 나타났다.
④ 직업별로는 농 · 임 · 어업 종사자(12.3%)와 단순 노무 종사자(3.8%)의 비문해율이 높게 나타났다.
⑤ 학력에 따른 비문해율의 차이는 크지 않았다. 다만, 무학/초중퇴의 경우 에만 비문해율이 38.3%로 매우 높았다.
⑥ 소득 수준에 따른 비문해율 차이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월 소득 100만 원 이하의 계층이 3.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림 1 : 피조사자 속성에 따른 문맹률〉


⑦ 비문해자 중 82%가 학교를 다니지 못하였고, 10.7%는 학교를 다녔지만 한글을 깨치지 못한 경우로 나타났다.
⑧ 비문해자 중 60% 이상이 은행이나 관공서 이용, 사용 설명서나 처방전 이해, 편지 쓰기, 신문 읽기 등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응답하였다.
⑨ 비문해자 중 22.6%만이 기회가 된다면 한글을 배우고 싶다고 응답하였 고, 72.8%는 한글 학습에 대한 욕구가 없었다.
⑩ 한글 학습을 위한 정부의 지원에 대하여 73.6%가 원하지 않는다고 응답 하였고, 원하는 사람들은 교육 시기와 교육 장소를 중요하게 보았다.

조사 결과 얻어진 1.67%라는 한국 성인의 비문해율은 1945년 해방 당시의 비문해율 77.8%, 1970년의 7.0%에 비해 비약적으로 줄어든 수치이다. 유네스코 통계에 따른 OECD 비문해율 평균인 2.3% (2007년)와 비교해도 낮은 수치로 1945년에 태어난 사람이 79세(조사 범위 내 최고령)가 되는 2024년이면 그 비율은 1% 미만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 수치는 완전 비문해자만을 가리키는 것으로, 부분적인 비문해자, 혹은 실질적 비문해자를 고려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이 장(章)에서는 완전 비문해자만을 대상으로 다루었으나, 이어지는 문해력 점수 분석 결과를 함께 고려하여 실질적 비문해자 실태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하여 문해 교육 체제를 세워야 할 것이다.



4. 문해자 조사 결과 분석

4.1. 문항 분석

4.1.1. 문항별 평가 영역 분석
  2008년 ‘국민의 기초 문해력 조사’ 질문지는 총 25문항으로, 현대 사회에서 한국 국민으로서 일상생활을 해 나가는 데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실용적이고 교양적인 글, 서식 등의 다양한 언어 자료를 바탕으로 한 최소한의 읽고 쓰는 능력(기초 문해력)을 측정할 수 있도록 작성되었다.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평가 문항의 자료들은 크게 ‘교양’과 ‘실용’으로 구분된다. ‘교양’은 제시된 자료가 일상생활에 필요하면서도 어느 정도 전문 지식과 관련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반면에 ‘실용’은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빈번하게 경험하는 필수적이고 기본적인 정보 처리와 관련되는 내용들이다. 
  구체적인 평가 영역은 사실적 이해, 추론적 이해, 비판적 이해로 구분하여 개발하였다. 사실적 이해의 문항은 제시된 언어 자료나 도식을 바탕으로 명시적으로 나타나 있는 정보를 이해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고자 한 것이다. 추론적 이해를 묻는 문항은 어떤 정보가 제시된 자료에 직접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정보들의 상황 관계를 통해 새로운 정보를 이끌어 낼 수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함이다. 비판적 이해의 문항은 제시된 자료의 문제점이나 잘못된 정보의 도출을 확인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고자 한 것이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추론적 이해와 비판적 이해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는 비판적 이해가 기본적으로 사실적 이해와 추론적 이해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비판적 이해 문항은 자칫하면 지나치게 평가 문항의 난도가 높아질 우려가 있어 국민 기초 문해력 평가라는 기본 정신을 벗어날 가능성도 높다. 따라서 이번 평가 문항에서는 잘못된 정보의 도출 여부를 확인하는 수준까지를 비판적 이해에 포함시켰다. 총 25개 문항 중 사실적 이해는 13개 문항(52%), 추론적 이해는 9개 문항(36%), 비판적 이해는 3개 문항(12%)이다. 

4.1.2. 문항별 응답자 반응 분포
  총 25개 문항의 평균 정답률은 63.6%로 전체적으로 정답에 대한 반응률이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3개의 문항의 경우 오답에 대한 반응률이 정답보다 높게 나타났다. 반응률이 낮은 문항들은 대체로 수학적 계산이 필요한 정보(예: 우체국 택배 관련 문항, 세계 시간 문항), 일상생활에서 흔히 경험하지 못하는 문항(예: 사전 활용 문항), 전문적이거나 복잡한 정보를 담고 있는 문항(예: 도로교통법과 음주 운전 관련 문항, 투표 참여자 우대 제도 안내문 등)이었다. 그 중에서 특히 직접 계산을 요구하는 수학적인 문항인 택배 요금 계산 문제(정답률 24.6%)와 시차 계산 문제(정답률 32.3%)가 정답률이 가장 낮았다.
  또한 법령문 등 전문적 내용이거나 투표 참여자 우대 안내문 등 복잡한 내용을 담고 있는 문항에 대해서도 상당히 이해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사전 찾기 등 생활에서 자주 겪지 않는 주제에 대해서는 비교적 정답률이 낮게 나타난 반면, 명함이나 초대장, 무통장 입금증 등 생활에서 흔히 경험하는 내용을 다룬 문항들은 상대적으로 정답률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 

4.2. 문해력 점수 분석

4.2.1. 문해력 점수 결과 개요
  이번 국민의 기초 문해력 조사 결과, 성인들의 문해력 점수는 평균 63.6점으로 나타났다. 이번 검사 도구는 국민 의무교육 기간인 중학교 3학년까지를 마치고 개인의 삶과 행복을 추구하기 위하여 일상생활을 유지해 나가는 데 필요한 19세 이상의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국민 기초 문해력 측정을 목표로 한 것이다. 특히 이번 문해력 조사는 의무교육의 마지막 학년인 중학교 3학년 학생들과의 비교를 시도하였다. 그 결과 중학생 평균은 77.4점으로 나타났으며, 일반 국민들의 평균은 이보다 13.8점 낮은 63.6점으로 나타났다. 
  문해력 점수는 크게 ‘문해력 부진’과 ‘기초 문해력 보유’로 나누고 전자를 다시 ‘0수준’, ‘1수준’, 후자를 2~4수준으로 나누어 모두 5단계로 분석하였다.

<표 2 : 문항별 점수 분석>

  단계 점수 문해력 정도 비율 비고
문해력
부진
(7%)
0수준
(완전 비문해자)
    -읽고 쓰는 능력이 전혀 없음 1.7%  
1수준
(반문해자)

24점 이하

  -낱글자나 단어를 읽을 수 있으 나 문장 이해 능력은 거의 없음 5.3%   중학생 평균의 30% 이하
기초 
문해력
보유
(93%)
2수준 28∼48점   -초청장, 명함 등 간단한 생활 문을 읽고 원하는 정보를 찾아 낼 수 있음 
  -다소 길거나 복잡한 문장은 이 해하지 못함
21.1%   중학생 평균의 30~60%
3수준 52∼72점   -신문 기사나 광고, 공공 기관 서식 등 일상적인 생활문을 대 부분 이해할 수 있음
  -법령문 등 복잡한 문서의 이해 나 추론 능력은 부족함
36.8%   중학생 평균의 70~80%
4수준 76점 이상   -길고 어려운 문장이나 내용이 복잡한 문장도 잘 이해할 수 있 음
  -글에 직접 드러나지 않은 내용 도 추론할 수 있음 
35.1%   중학생 평균
수준 이상


  19세∼79세 성인의 5.3%(약 198만 명 추정)는 문장 이해력이 거의 없는 반문해(半文解, semi-literacy) 상태로, 낱글자나 단어는 읽을 수 있으나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현저히 부족하여 신문 기사, 공공 기관 서식 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은행이나 관공서 서식 작성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일도 남의 도움 없이 처리하기 어려워 일상적인 언어문화 생활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반해 비문해자(1.7%)와 문장 이해력이 매우 낮은 1수준(5.3%)을 제외한 2수준 이상의 나머지 93%의 성인은 일상생활에서 문서화된 정보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최소한의 문해력을 갖춘 것으로 볼 수 있다. 

4.2.2. 응답자 특성별 문해력 점수
  먼저 <그림 2>의 성별 문해력 점수의 차이를 살펴보면, 남성이 64.7점으로 여성의 62.5점에 비해 1.8점가량 높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상대적으로 고연령층에서 여성 비문해자가 많고, 상대적으로 학력도 남성에 비해 떨어지는 데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림 2 : 성별에 따른 문해력 점수> 

  <그림 3>에 보인 연령별 문해력 점수를 살펴보면, 20대 전후에서 70대에 이르는 구간에서 정확히 연령에 비례함을 보여 준다. 즉, 19∼29세에는 70.2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보여주고, 바로 이어서 30대에서는 69.5로 역시 높은 점수를 보여 준다. 반면에 40대에서는 64.9점으로 다소 떨어진다. 50, 60, 70대는 각각 59.2점, 50.6점, 39.3점으로 대체로 10점 정도씩 하락하고 있다. 이는 20~30대가 큰 차이가 없는 반면에서 40대 이후에는 연령별 차이가 더욱 분명하게 나타남을 보여 준다. 대체로 연령과 문해력이 반비례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결과이다. 그러나 여기에서도 연령에 따른 학력 구성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그림 3 : 연령에 따른 문해력 점수>

< 그림 4: 학력에 따른 문해력 점수〉 

  문해력 점수가 연령에 반비례하는 것에 반해, 학력 수준의 경우는 학력이 높을수록 문해력 점수가 거의 비례하여 증가하여 문해력과 학력이 정비례하는 함을 보여 준다. 단 <그림 4>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특히 대학 재학을 전후하여 점수가 크게 차이가 남을 알 수 있다. 

< 그림 5 : 남녀별·연령별 문해력 점수〉

  다음으로는 <그림 5>에 보인 성별/연령별 문해력 점수를 살펴보면, 30대 미만에서는 여자가 남자보다 높은 점수를 보이지만, 30대 이상으로 올라갈수록 남성의 평균 점수가 높게 나타나며 격차가 커지고 있다. 이는 연령대가 높을수록 교육을 받은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남성에 비해 적은 데 기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직업별 문해력 점수와 관련하여서는 관리자, 전문직, 사무직이 모두 72점 내외의 높은 결과를 보여주는 반면에, 농 · 임 · 어업과 단순 노동 종사자가 각각 48.2와 55.9점으로 낮은 결과를 보여 준다. 
  소득 수준별로는 100만 원 이하 소득자와 100만 원 이상 소득자 간의 차이가 5점 이상의 분명한 차이를 보여 준다. 그러나 100만 원 이상의 소득자들에서는 뚜렷한 비례 관계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즉, 100만 원 이하 소득자 평균이 59.1점인데 반해, 100만 원 이상은 65점 내외로 다소 미미한 차이를 보여 준다. 
  월 평균 독서량에 따른 문해력 점수 차이는 한 달에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인 집단과 1권 이상의 책을 읽는 집단 간에 10점 이상의 뚜렷한 차이를 보여 준다. 그러나 1권 이상 읽는 집단에서는 2∼3점 내외로 비교적 적은 점수 차이를 보여 준다. 이러한 차이는 신문과 인터넷 사용에서도 대체로 유사한 경향을 보여 준다. 
  그런데 이와는 반대로 텔레비전 시청의 경우는 많이 시청하는 집단일수록 문해력 점수가 낮게 나타났다. 특히 2시간 이상 시청하는 집단(약 57점)과 2시간 이하로 시청하는 집단(약 66∼69점) 간의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사전 사용 여부와 관련해서는 어려운 용어가 나올 경우 사전을 찾아보거나(69.9점), 문맥 추론을 하는 경우(65.7점)가 주변 사람에게 묻거나(58.8점), 그냥 지나치는 경우(52.6점)에 비해 월등하게 높은 점수를 보여 준다. 



5. 나오며

  19세 이상 79세 이하 국민 12,13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국민의 기초 문해력 조사’로 1.7%(62만 명 추정)라는 비문해율과 평균 63.6점이라는 기초 문해력의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이번 조사는 여러 가지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먼저 이번 조사로 노년층 비문해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국가 차원의 대책을 마련할 필요성이 확인되었으며, 글을 읽고 쓸 수는 있지만 문장 이해 능력이 상당히 떨어지는 5.3%(198만 명 추정)에 대해서도 이들의 국어 능력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그리고 이번 조사는 우리 국민의 객관적인 국어 능력의 일단을 보여 주는 것으로 유네스코 등 국제기구에 우리나라의 비문해율 및 문해력 점수를 국가 공식 통계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의 국어 능력을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으로 조사한 이번 결과는 향후 국가의 국어 정책 방향 설정 및 국민의 국어 능력 향상을 위한 관련 기관과 학계의 활동에도 많은 기여를 할 것이다.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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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목(2008), “21世紀 文識性의 特性과 文識性 敎育의 課題”, 『문식성교육연구』. 서울: 한국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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