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
‘서툴다’의 활용에 대해 묻는 글을 올립니다. ‘서툴다’는 ‘서투르다’의 준말인데, ‘서툴다’ 활용 꼴은 어떻게 됩니까? ‘서투르다’는 ‘서툴러/서투르니/서투르게’인데 ‘서툴다’는 활용을 할 때 ‘서툴어’처럼 쓸 수 없는 것인지 알려 주세요.
(질문자:
최종규)
|
답 >> ‘르 불규칙’ 용언에 ‘서투르다’, ‘머무르다’, ‘서두르다’ 등이 있습니다. 이 용언들의 준말의 형태는 각각 ‘서툴다’, ‘머물다’, ‘서둘다’입니다. 본말과 준말의 뜻에 차이가 없기 때문에 대부분 활용 형태도 같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용언들은 활용할 때 본말에는 결합하는데 준말에는 결합하지 못하는 어미가 있어 용례를 살피고 올바른 활용 형태를 사용해야 합니다. 각 용언의 활용형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서투르다 |
서툴러 |
서투르니 |
서투른 |
서투르게 |
서툴다 |
*서툴어 |
서투니 |
서툰 |
서툴게 |
|
|
|
|
|
머무르다 |
머물러 |
머무르니 |
머무른 |
머무르게 |
머물다 |
*머물어 |
머무니 |
머문 |
머물게 |
|
|
|
|
|
서두르다 |
서둘러 |
서두르니 |
서두른 |
서두르게 |
서둘다 |
*서둘어 |
서두니 |
서둔 |
서둘게 |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서투르다’, ‘머무르다’, ‘서두르다’의 준말 ‘서툴다’, ‘머물다’, ‘서둘다’는 연결 어미 ‘-어’와 결합하는 것에 제약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서툴어, *머물어, *서둘어’의 형태는 사용할 수 없으며, 연결 어미 ‘-어’를 결합하여 시간상의 선후 관계를 나타내거나 방법 따위를 나타내고자 할 때는 ‘서투르다’, ‘머무르다’, ‘서두르다’에 ‘-어’가 결합한 ‘서툴러’, ‘머물러’, ‘서둘러’와 같은 활용 형태만을 쓸 수 있습니다.
물음>>
“길을 찾아 여기저기 헤메이다 보니 날이 저물었다”라는 문장에서 ‘헤메이다’의 표기가 바른 것인지 궁금합니다. 또 ‘헤메이다’를 명사형으로 쓴다면 ‘헤메임’이 되는 것이 맞습니까?
(이경재,
부산시 해운대구
반송 1동)
|
답 >> 제시하신 문장은 “길을 찾아 여기저기 헤매다 보니 날이 저물었다”로 쓰는 것이 맞습니다.
“갈 바를 몰라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갈피를 잡지 못하다”, “어떤 환경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허덕이다”의 뜻을 나타내는 말은 ‘헤매다’입니다.
(1) 빗속을 헤매다.
(2) 그는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해 회의 중에 계속 헤매었다.
(3) 그의 회사는 부도 위기의 적자에서 헤매고 있다.
동사나 형용사의 어간에 붙어 명사와 같은 기능을 하게 하는 어미로는 ‘-음’, ‘-ㅁ’ 등이 있습니다. ‘먹다’처럼 받침이 있는 말 뒤에는 ‘-음’이 붙어 ‘먹음’이 되고, ‘가다’처럼 받침이 없는 말 뒤에는 ‘-ㅁ’이 붙어 ‘감’이 됩니다. ‘헤매다’는 받침이 없는 동사이므로 명사형으로 쓸 때에는 명사형 어미 ‘-ㅁ’이 붙어 ‘헤맴’이 됩니다.
흔히 ‘헤매이다’ 또는 ‘헤메이다’로 잘못 쓰기 쉬우나 바른 표기는 ‘헤매다’가 맞습니다. 기본형이 ‘헤매다’이므로 명사형으로 쓸 때도 불필요한 ‘이’를 덧붙여 ‘*헤매임’으로 쓰지 않습니다.
같은 예로 ‘되뇌이다, 설레이다, 개이다, 목메이다’가 있는데, 이는 각각 ‘되뇌다, 설레다, 개다, 목메다’의 비표준어입니다. 여기에서 주의할 점은, 기본형뿐만 아니라 활용형에도 불필요한 ‘이’를 덧붙여 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1) 그는 같은 말을 버릇처럼 늘 {되뇐다/*되뇌인다}.
(2) 마음이 {설레어서/*설레여서} 잠이 오지 않는다.
(3) 활짝 {갠/*개인} 날이 좋다.
(4) 그는 {목메어/*목메여} 울었다.
물음>>
국어사전을 보면 ‘어머님’은 ‘어머니’의 높임말이라고 되어 있고, ‘아버님’은 ‘아버지’의 높임말이라고 되어 있는데, 일상생활에서 자기의 부모님을 ‘아버님, 어머님’이라고 부르는 것은 바르지 않다고 합니다. 왜 그렇죠?
정말 그렇다면 바른 표현은 무엇인가요?
(김순녀,
인천 계양구
임학동)
|
답 >> 『표준국어대사전』을 참고로 하면 ‘어머님’은 ‘어머니’의 높임말입니다. ‘아버님’은 ‘아버지’를 높여 이르는 말이 맞습니다. 그런데 사전 뜻풀이를 보면 ‘어머님’은 주로 돌아가신 어머니를 이르거나 편지 글에서 쓴다고 되어 있습니다. ‘아버님’ 역시 별도의 뜻풀이가 되어 있지는 않으나 단어의 용례를 참고하면 ‘어머님’과 마찬가지로 돌아가신 아버지를 이르거나 편지 글에서 쓰는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표준 화법에서는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와 돌아가셨을 때 각각 다른 지칭어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자기의 어머니를 부르는 말은 ‘어머니’입니다. 어릴 때는 ‘엄마’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장성해서는 ‘어머니’라고 부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편지를 쓸 때는 ‘어머니’, ‘어머님’ 모두 쓸 수 있습니다. “어머님께 올립니다”같이 쓰는 것이 전통적인 표현입니다.
어머니를 타인에게 지칭할 때에는 호칭과 마찬가지로 ‘어머니’라고 합니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아버지와 조부모에게 지칭할 때는 ‘어머니’라고 하고 그 외에는 ‘어머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버지의 경우도 같습니다. 자기의 아버지를 부르는 말은 ‘아버지’입니다. 어릴 때는 ‘아빠’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장성해서는 ‘아버지’라고 부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아버님’이라는 표현은 돌아가신 아버지를 지칭하거나 살아계신 아버지께 편지를 쓰는 경우에 사용합니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어머니나 조부모께 지칭할 때에는 ‘아버지’라고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물음>>
“꼬마가 문을 열고 빼꼼이 들여다 본다”라는 문장을 쓰려고 합니다. 이 문장에서 ‘빼꼼이’라는 표현이 적절한지 궁금합니다. 사전을 찾아보았는데 ‘빼꼼이’라는 단어가 없습니다. 사전에 없는 의성어나 의태어는 사용하면 안 되는 것인가요? 정확한 표기도 궁금합니다.
(김기숙,
서울시 동작구
신대방동)
|
답 >> ‘빼꼼히’라고 쓰는 것이 바른 표기입니다.
사전에는 ‘작은 구멍이나 틈 따위가 깊고 또렷하게 나 있는 모양’의 의미로 ‘빠끔히’가 실려 있습니다. ‘빼꼼히’는 ‘빠끔히’보다 작은 느낌을 표현하는 듯합니다. 의성어ㆍ의태어의 경우 실제 언어 생활에서는 다양한 변이형들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모든 의성어와 의태어가 사전에 실려 있는 것이 아니므로 사전에 없는 말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얍’이나 ‘으라차차’의 경우도 이와 비슷한 예로 사전에는 없으나 사용할 수 있는 표현입니다.
그러나 모든 의성어ㆍ의태어의 이형태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전에서 잘못된 표현이라고 정하고 있는 것은 틀린 표기이므로 바른 표현을 사용하여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새초롬하다’는 ‘새치름하다’라는 기본형만을 바른 표기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사전에서 잘못된 표현으로 정의하고 있는 경우에는 이형태라 하더라도 잘못된 표기이므로 사용하는 데 유의하여야 합니다.
‘-이’나 ‘-히’로 끝나는 부사의 끝 음절을 어떻게 적어야 하는지 고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글 맞춤법 제51항을 보면 발음이 “분명히 ‘이’로만 나는 것은 ‘-이’로 적고, ‘히’로만 나거나 ‘이’나 ‘히’로 나는 것은 ‘-히’로 적는다”라고 제시되어 있습니다. 이에 따라 바른 표기를 확인하여 사용하면 됩니다. 그리고 개인의 발음 습관에 따라 다르게 인식될 수 있는 경우가 있어 분별하기 어려울 때에는 사전을 통해 바른 표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음>>
얼마 전에 친구에게 ‘몰래카메라’가 잘못된 말이라고 들었습니다. ‘몰래’가 부사라서 명사인 카메라 앞에 올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명사 앞에는 부사 대신 관형사를 써야 맞다고 하던데, 관형사가 오면 ‘몰래카메라’는 어떻게 써야 하는 건가요?
그리고 국어사전에서 ‘부사’를 찾아보니 명사나 형용사 등의 앞에 오는 거라고 되어 있던데, 그럼 제 친구의 설명이 잘못된 거 아닌가요? 아니면 사전이 잘못된 건가요? 이 부분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질문자:
전성희)
|
답 >> 표준어는 아니지만 틀린 조어로 볼 수는 없습니다.
모 방송사에서 인기 연예인을 속이는 상황을 설정하고, 숨겨 놓은 카메라로 그 장면을 찍어 방송한 프로그램의 이름을 ‘몰래카메라’라고 하기 시작하면서 이 단어가 언중 사이에 널리 퍼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특정 오락 프로그램의 이름뿐만 아니라 드러나지 않게 장치한 후 촬영하는 카메라를 통칭하는 의미로 ‘몰래카메라’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단어는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표제어가 아닙니다. 새로 나타난 단어나 표현 중에는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사용되는 것도 있지만, 짧은 시간 유행처럼 사용되다가 사라져 버리는 것도 많기 때문입니다. 다만, 국립국어원은 언중의 언어 사용 실태를 조사하여 정기적으로
『신어사전』을 발간하고 있고, 이 사전에는 ‘몰래카메라’가 신어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질문자의 친구께서는 ‘몰래카메라’를 구성하는 ‘몰래’와 ‘카메라’가 부사와 명사의 조합이기 때문에 잘못된 조어라고 하셨습니다. 물론, 통사적 구성의 적절성을 따져 살피자면, 부사어가 명사를 수식하는 것은 통사적으로 적절한 구조가 아닙니다. 하지만 한국어의 합성어에는 통사적 구성의 적절성에 부합하는 통사적 합성어도 있지만, 일반적인 통사적 구성과 맞지 않는 비통사적 합성어도 있습니다. 실제로
『표준국어대사전』은 부사 ‘지레’와 명사 ‘짐작’의 합성어인 ‘지레-짐작’을 표준어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몰래카메라’가 틀린 말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부사는 용언 앞에서 그 뜻을 분명하게 하는 품사이므로 명사나 형용사 앞에 온다는 설명은 적절하지 못한 설명입니다. 한국어 품사에 관한 설명은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을 이용해 주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