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쓰기 교육의 현황과 개선 방안
Ⅰ. 초등학교 쓰기 교육의 현황
1. 제7차 쓰기 교육의 이론적 기반
1980년대를 기점으로 쓰기 교육의 방향이 결과 중심에서 과정 중심으로 전환되었다. 결과 중심의 쓰기 교육에서는 글을 쓰는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하여 최종 작품의 형식과 어법 및 문체 등을 집중적으로 가르쳤다. 이에 비해 과정 중심의 쓰기 교육에서는 쓰기 과정과 그에 따른 문제 해결 전략을 집중적으로 가르쳤다.가. 생각꺼내기
생각꺼내기는 내용을 생산하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창의적인 사고 활동이 필수적이다. 작가는 창의적인 사고 활동을 함으로써 평소에는 좀처럼 떠오르지 않던 생각을 떠올릴 수 있다. 생각을 꺼내는 대표적인 방법 중의 하나가 ‘생각그물(mind mapping)’ 전략이다. 생각그물을 활용하면 필자의 머릿속에 들어 있는 생각을 몇 마디 정보나 단어, 문장 등으로 표현할 수 있다.나. 생각묶기
‘생각묶기’는 ‘생각꺼내기’를 통해서 생성되고 수집된 아이디어들을 고르고 조직하는 단계이다. 학생들은 생각그물을 보면서 자신이 쓰고자 하는 글의 내용, 목적, 청자 등을 생각하게 되고, 이것을 기반으로 하여 생성된 내용을 일정한 원칙에 따라 묶거나 분류하는 활동을 하게 된다.다. 초고 쓰기
‘초고 쓰기’는 ‘생각꺼내기’와 ‘생각묶기’ 단계에서 만들어진 내용을 문자 언어로 표현하는 단계이고, 본격적인 의미의 쓰기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초고 쓰기는 완결된 작문을 목표로 하지 않기 때문에 일회적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또 초고 쓰기에서는 쓰기 전 활동을 하면서 생성하고 묶고 분류한 아이디어들을 글로 변환하는 능력이 요구된다.라. 다듬기
다듬기는 초고를 보고 협의하여 다듬는 것을 의미한다. 다듬기는 친구나 교사와의 협의를 통해서 작품의 내용과 형식을 고쳐 쓰는 단계이다. 다듬기에서는 작품의 내용이 우선이고, 형식은 그 다음이다. 학생들은 다듬기를 통해서 청자에 대한 감각을 기를 수 있고, 친구의 작품을 비판적으로 살펴보면서 좋은 글의 특성을 알게 될 것이다.마. 평가하기
쓰기 작품을 평가하는 요소로 내용, 조직, 표현을 들 수 있다(박태호 외, 2003:24). 내용 요소는 주제나 화제와 관련된 요소이고, 조직은 텍스트의 구조와 관련된 요소(중심 문장과 보조 문장의 명료성, 문장이나 문단의 길이, 문장과 문단의 세부 구조, 텍스트의 장르 구조 등)이며, 표현은 문체, 활자 크기, 삽화, 편집 체제 등과 같이 가독성과 관련 있는 요소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쓰기 작품 평가 요소는 이 세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쓰기 과제 | 평가 기준 | 해석 |
자신이 경험한 일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 한 가지 쓰기 | 표현하는 글의 특성을 잘 드러내었고, 일반적인 쓰기 능력도 우수함. | 상황이나 장면을 구체적으로 잘 묘사하고 있으며, 왜 그 사건이 자신에게 중요한지를 잘 나타내었다. 그리고 당시의 상황이나 장면, 사람을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잘 서술하고 있다. |
쓰기 과제 | 평가 기준과 해석 |
자신이 겪은 일을 생각이나 느낌이 잘 드러나게 쓰기 | ∘내용: 주제 및 소재 선정이 적절하고, 자신의 생각과 느낌이 잘 드러나 있는가? |
∘조직: 처음, 중간, 끝이 분명하고 글의 흐름이 자연스러우며 문단 구분이 잘 되었는가? | |
∘표현 및 문체: 개성이 있는 문체와 어휘를 사용하고, 상황이나 장면을 잘 묘사하고 있는가? | |
∘맞춤법: 맞춤법이나 어법에 맞고 글을 쓰고, 글씨 역시 바르게 썼는가? |
바. 작품화하기
작품화하기는 과정 중심 글쓰기의 마지막 단계이다. 자신이 완성한 작품을 다른 사람에게 공표하는 것이다. 완성된 작품을 학교 신문이나 교지 혹은 지역 사회 신문에 투고할 수 있고, ‘나도 작가’와 같은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학교 방송 시간이나 교실 자유 시간에 친구들에게 들려줄 수 있으며, 자신이 직접 녹음한 내용을 들려줄 수도 있다. 또 작품집을 만들어 친구와 돌려 가며 읽거나 전시를 할 수도 있다. 작품집을 만들 때에는 컴퓨터나 타자기 등의 인쇄 매체를 이용하여 가급적 책의 형태를 갖추는 것이 좋다.2. 제7차 쓰기 교육의 문제
1998년 제7차 국어과 교육 과정이 개정 공포되었고, 2000년부터 새로운 교육 과정에 따라 개발된 쓰기 교과서가 현장에 보급되었다. 7차 교육 과정에 따라 진행된 초등학교 쓰기 수업을 관찰해 보면 몇 가지 문제를 발견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들은 학년별, 학기별, 학생별로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으나, 여기에서는 학생 요인, 쓰기 과정 요인, 교사 요인으로만 한정하여 간단하게 살펴보고자 한다.Ⅱ. 초등학교 쓰기 교육의 개선 방안
1. 근접 발달(zpd) 지역 내의 실태 분석에 따른 지도 방안 모색
바람직한 쓰기 교육의 전제 조건 중의 하나가 ‘진단’과 ‘처방’이다. ‘진단’이란 발달 수준별로 개별 학습자가 직면한 쓰기 저해 요소를 발견하는 것이고, ‘처방’이란 이러한 저해 요소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초등학교 교사는 초등학생의 학년별 발달 특성(상, 중, 하 수준)에 비추어 학생의 작품을 진단하고, 그에 따른 처방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상’ 수준의 학생에게 ‘상’ 수준에 해당되는 처방을, ‘중’이나 ‘하’ 수준의 학생에게는 각자의 발달 수준에 적합한 처방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
상 |
중 |
하 |
|
내용 생성 |
☐ 주제에 맞는 화제를 제시하여 글을 쓴 의도를 짐작할 수 있다. | ☑ 글을 쓴 의도는 짐작이 가나, 주제에 대한 화제를 일관적으로 제시하지 못하여 이해하기가 어렵다. | ☐ 주제에 맞는 화제를 바르게 제시하지 못하여 글을 쓴 의도를 파악하기 어렵다. |
☐ 중심 내용을 뒷받침하는 내용을 두 가지 정도 제시한다. | ☐ 중심 내용을 뒷받침하는 내용을 한두 가지 정도로 제시하나, 중복된 정보가 많아 통일성이 떨어진다. | ☑ 중심 내용을 뒷받침하는 내용을 제시하지 않거나, 제시한 경우에도 일관성이 떨어진다. | |
☐ 참신하지 못하고 일반적인 정보가 주를 이룬다. | ☑ 매우 일반적인 정보를 중심 내용별로 단순히 제시한다. | ☐ 매우 일반적인 정보를 부분적으로 제시한다. | |
내용 조직 |
☐ 처음-중간의 형식이 있다. 끝 부분은 존재하지 않지만 시도는 한다. | ☐ 처음-중간의 형식이 있다. 끝 부분을 쓰려는 시도가 전혀 없다. | ☑ 처음과 끝이 없고 단지 중간 부분만 존재한다. |
☐ 정보를 적절한 양으로 나열하고 있다. | ☐ 중간 부분만 제시하거나 제시된 정보의 양도 중심 내용별로 다르다. | ☑ 제시된 정보의 양의 거의 없다. | |
☑ 글의 흐름이 자연스럽지는 않으나, 이해하는 데 지장은 없다. | ☐ 글의 흐름이 부자연스럽다. | ☐ 대개 한 문장으로 끝나며, 글의 흐름이 부자연스럽고, 이해하기도 어렵다. | |
목소리 | ☐ 글을 쓴 의도에 어울리는 문체를 사용한다. | ☑ 글을 쓴 의도에 어울리는 문체를 사용하나, 표현은 다양하지 못하다. | ☐ 글을 쓴 의도와 상관없는 문체를 사용한다. |
☐ 정보를 적극적으로 제시하려고 한다. | ☐ 정보를 적극적으로 제시하고자 하나, 내용 전달 방식은 단순하다. | ☑ 정보를 적극적으로 제시하고자 하는 의지도 없고, 내용 파악도 어렵다. | |
낱말 선택 |
☑ 상황과 내용에 맞는 낱말을 적절하게 사용한다. | ☐ 어느 정도 내용에 어울리는 낱말을 사용하지만, 중복되는 표현이 많고, 간혹 부적절한 낱말도 사용한다. | ☐ 상황과 내용에 어울리지 않는 낱말 사용 빈도가 높다. |
☐ 묘사 표현을 간혹 사용하지만 대체로 진부한 언어를 단순하게 나열하고 있다. | ☑ 묘사 표현을 거의 사용하지 못하고, 단순하고 진부한 언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한다. | ☐ 묘사 표현이 전혀 없고, 매우 막연하고 진부한 언어만을 사용하여 의미파악을 어렵게 한다. | |
문장의 유창성 | ☑ 유사한 성질을 가진 문장을 반복 사용하여 단조롭게 느껴지지만, 내용 파악에는 문제가 없다. | ☐ 유사한 성질을 가진 문장을 반복 사용하여 글이 단조롭고. 동일 내용을 반복 제시하여 흥미를 상실하게 한다. | ☐ 단순한 문장을 의미 없이 나열하여 내용 파악을 어렵게 하거나, 해석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이해를 어렵게 하는 문장을 사용한다. |
관습 | ☐ 하나의 문단을 사용하였으며, 문장과 문단의 개념을 알고 있다. | ☐ 특별히 문단이 구분되어 있지 않고, 임의로 줄 바꿈을 한다. | ☑ 문단이 없고, 문장을 나열하는 수준이다. |
☑ 맞춤법에서 두 가지 정도의 오류가 나타난다. | ☐ 맞춤법에서 대여섯 가지 정도의 오류가 나타난다. | ☐ 맞춤법에 어긋난 표현을 자주 사용하거나, 한글의 자모를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 |
☑ 문장부호(온점, 반점)를 잘 사용한다. | ☐ 문장부호에 대한 개념은 알고 있으나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물음표는 사용하나 온점이나 반점은 잘 사용하지 않는다. | ☐ 문장부호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 |
☐ 주어와 서술어, 주어와 목적어를 붙여 쓴 경우가 간혹 있지만 대체적으로 띄어쓰기가 잘 이루어진다. | ☑ 띄어 쓴 것인지 붙여 쓴 것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띄어쓰기의 개념이 부족하다. | ☐ 띄어쓰기의 개념이 없어 문장 전체를 붙여 쓴다. |
횟수 | 지도 내용 | 지도방안 |
1회 | 내용 생성하기(배경 지식 습득) | 사계절 관련 동화책 읽기 |
2회 | 내용 생성하기(생각그물로 정리) | 생각그물 학습지 |
3회 | 내용 조직하기 | 계절별 학습지 |
4회 | 초고 쓰기 | 구두 작문, 초고 쓰기 |
5회 | 다듬기 및 작품화하기 | 고쳐 쓰기 및 완성하기 지도 |
2. 다양한 유형의 생각꺼내기 전략 활용과 내용 생성 방안 모색
현장에서 주로 사용하는 내용 생성하기 전략 중의 하나가 생각그물이다. 생각그물은 내용 생성하기 전략을 대표할 정도로 현장에서의 인지도와 활용도는 매우 높다. 그러나 생각그물 위주의 내용 생성 활동은 경계해야 한다. 생각그물의 기본 전제는 이미 확보되어 있는 배경 지식을 단기간에 대량으로 회상하거나 연상하는 것이다. 만약 주제와 관련된 배경 지식이 풍부하지 않다면, 생각그물을 활용하여 주제와 관련된 배경 지식을 생성하기가 쉽지 않다. 이때 동영상 시청이나 인터넷 검색과 같은 매체 활용하기, 전문가 면담하기, 관련 자료 읽기, 관찰하기 등과 같은 활동을 한 다음 생각그물을 이용하여 생성된 배경 지식을 떠올리기 등을 활용하면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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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뼈대만들기(graphic organizer) 활용과 내용 조직 지도 방안 모색
제7차 교육 과정에 따라 개발된 쓰기 교과서로 학습한 어린이의 쓰기 작품을 분석해 보면, 다양하고 풍성하게 생성된 내용에 비해 제시 방식은 여전히 미숙한 경우가 많다. 현장 교사의 의견을 들어 보면, 내용 생성하기에 비해 내용 조직하기 지도가 더 어렵고 이에 대한 학생의 인지적 저항 역시 거세다고 한다. 또 내용 생성하기와 내용 조직하기가 유기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되지 않고 서로 겉돌아서 정보의 양적 확장에 비해 일관성과 통일성은 현저히 떨어진다고 한다. 그 결과 결과 중심이나 활동 중심의 기존 방식에 따른 학습 결과와 제7차 교육 과정에서 추구하는 과정 중심의 접근법에 따른 학습 결과를 비교해 보면 큰 차이를 발견할 수 없다고 한다.![]() |
4. 구두 작문을 활용한 초고 쓰기 지도 방안 모색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초고 쓰기 단계에서는 매우 복잡한 인지적 작용이 일어난다. 비언어 형태를 언어 형태로 변환해야 하고, 낱말이나 구 차원의 생각을 언어 기호를 사용하여 더 큰 단위의 언어 형태로 변환해야 하며, 새로운 언어를 추가하여 생각을 표현해야 한다. 만약 학습자가 초고 쓰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러한 인지적 행위를 지혜롭게 처리하지 못한다면, 쓰기 행위는 부담스러운 인지적 행위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
5. 문단 쓰기를 활용한 초고 쓰기 지도 방안 모색
초고는 독자가 읽기 쉽고, 이해하기 쉽게 써야 한다. 글을 쓴 목적이 잘 드러나야 하고, 독자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표현을 써야 한다. 내용을 전개할 때에는 중심 내용이 있어야 하고, 뒷받침하는 내용에는 글쓴이의 풍부한 경험과 지식, 깊은 안목과 폭넓은 생각이 담겨 있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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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