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용사
유현경 / 홍익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1. 머리말
한국어의 형용사는 고유어 계열, ‘한자어+하다’, ‘외래어+하다’, ‘어근+파생접사(-롭다, -스럽다, -답다 등)’ 등을 망라한 대규모의 개방적 품사 범주를 이루며 동사와 마찬가지로 문장에서 서술어의 역할을 한다. 형태적으로 볼 때에도 형용사는 동사처럼 어미와 결합하여 활용을 한 형태로 쓰인다. 한국어에서 형용사는 대부분 동사와 함께 논의되어 왔는데, 형용사보다는 동사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기 때문에 형용사만의 고유의 특성에 대한 기술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범언어적으로 형용사가 존재하지 않는 언어도 있으며 형용사가 품사 범주로 존재하는 경우에도 언어에 따라 그 특성이 조금씩 다르다. 형용사는 언어별로 동사형, 명사형, 동사-명사형, 비동사-비명사형의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동사형 형용사는 형용사가 동사와 많은 특성을 공유하여 동사와 유사한 언어에서 나타나고, 명사형 형용사는 명사와 특성을 공유하는 경우이다. 형용사가 동사와 명사의 특성을 같이 가지고 있는 동사-명사형 형용사도 있으며, 동사와도 명사와도 다른 경우가 비동사-비명사형 형용사 유형이다. 언어유형론적으로 볼 때, 한국어의 형용사는 동사와 특성을 공유하는 동사형 형용사이며, 다른 언어에서 보기 드문 여러 가지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 글은 한국어 형용사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그 형태, 통사, 의미적 특성에 대하여 개괄적인 기술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국어의 형용사는 동사와 많은 특성을 공유하기 때문에, 동사와의 비교를 통하여 설명하는 것이 그 고유의 특성을 보다 선명하게 부각시킬 수 있다. 본문에서는 먼저 형용사의 정의를 간단히 살펴보고, 품사 범주로서의 형용사에 대한 논의를 하려 한다. 본론의 뒷부분에서는 형용사의 특성을 형태적, 통사적, 의미적 특성으로 나누어 살펴보겠다.
2. 한국어 형용사의 정의와 품사 설정의 문제
2.1. 형용사의 정의
일반적으로 한국어 문법에서 형용사는 ‘상태’를 나타내는 어휘 부류로 정의되어 왔는데, 이러한 정의는 의미적인 것이어서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성실’이나 ‘슬픔’과 같은 어휘도 의미적으로는 상태를 나타내지만 명사에 속하며, ‘늙다, 낡다, 지치다, 예뻐지다’와 같은 단어는 상태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도 동사로 분류된다. 이는 한국어에서 형용사가 ‘상태’라는 의미적인 측면만으로 정의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형용사는 경험주의 심리적, 신체적 감각 상태 등을 드러내거나, 대상에 대한 일시적 혹은 항구적인 상태를 나타낸다. 동사가 서술하는 동작이나 과정이 객관적인 데 비해, 형용사는 경험주 자신의 주관적인 상태에 대한 서술에서뿐 아니라, 대상에 대한 상태의 서술에 있어서도 화자의 주관적 판단이 상당 부분 개입된다. 예를 들어 ‘가다, 오다’와 같은 동사의 서술은 화자의 주관이 개입될 여지가 적지만, ‘짧다, 길다’ 등의 형용사는 화자의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 둘 중 하나가 선택되는 경향이 있다. 형용사뿐 아니라 일부의 자동사도 ‘상태’의 의미를 가질 수 있지만, 형용사가 서술하는 ‘상태’와 자동사가 서술하는 ‘상태’는 다르다. 자동사가 의미하는 ‘상태’는 주로 ‘상태의 변화’를 뜻한다.
한국어의 형용사를 정의하는 데 있어서 의미적 측면에서는 상태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며, 통사적으로는 형용사가 문장에서 서술어의 기능을 한다는 것을 지적할 수 있다. 문장은 서술어와, 서술어가 요구하는 논항으로 이루어져 있다. 동사가 문장의 서술어로 기능하는 것처럼 한국어의 형용사는 자신의 어휘의미구조 안에 있는 참여자 중에서 논항을 선택하고 실현시킨다. 형용사는 주로 한 자리 서술어나 두 자리 서술어로 쓰이는데, 드물게 세 자리 서술어로 쓰이는 경우도 있다. 형용사가 두 자리 서술어로 쓰이는 경우에도 타동사의 경우처럼 주어 다음에 오는 명사구에 대격을 할당할 수가 없다.
- (1) ㄱ. 나는 영희가 좋다.
- ㄴ. 나는 영희를 좋아한다.
(1ㄱ)은 두 자리 형용사이고, (1ㄴ)는 두 자리 타동사이다. 둘 다 주어의 심리적 상태를 표현한다. 그러나 형용사 ‘좋다’ 구문은 타동사 ‘좋아하다’ 구문에서처럼 두 번째 오는 명사구에 대격조사 ‘를/을’이 사용되지 못하고 주격조사와 동일한 형태의 조사가 쓰인다.
한국어 형용사는 문장에서 어미와 결합하지 않은 형태로 쓰일 수 없다. 즉, 활용을 반드시 해야 하며 특히 문장 종결어미와의 결합은 필수적이다.
- (2) ㄱ. *영희는 좋-.
- ㄴ. *영희는 좋았-.
- ㄷ. 영희는 좋다.
- ㄹ. 영희는 좋았다.
(2ㄱ, ㄴ)처럼 형용사에 어미가 결합되지 않거나 선어말어미만이 결합된 경우는 비문이 된다. 형용사는 (2ㄷ, ㄹ)과 같이 종결어미가 반드시 결합되어야만이 문장의 서술어로 기능할 수가 있는데, (2ㄷ)의 ‘좋다’의 ‘-다’는 형용사에 결합하는 현재형 종결어미로서, 기본형(으뜸꼴)에 쓰이는 ‘-다’와 형태는 같으나 별개의 다른 어미이다.
형태적인 측면에서 활용을 하는 어휘 부류라는 점은 동사와 형용사가 공유하는 특성이나, 동사는 ‘-는다/-ㄴ다’와 결합할 수 있는 반면, 형용사는 ‘-는다/-ㄴ다’와 결합하지 못한다.
- (3) ㄱ. 철수는 밥을 먹는다.
- ㄴ. 영희가 점점 예뻐진다.
- (4) ㄱ. *철수는 기분이 나쁜다.
- ㄴ. *영희는 얼굴이 예쁜다.
(3), (4)의 차이는 비교적 단순하지만, 한국어에서 ‘-는다/-ㄴ다’와의 결합 여부는 동사와 형용사를 구분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형태적 특징이 된다.
이상에서 논의한 한국어 형용사의 정의를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5) 형용사는 [상태성]의 의미를 나타낸다.
(6) 형용사는 문장에서 서술어의 기능을 하며, 두 자리 서술어로 쓰일 때도 대격을 할당하지 못한다.
(7) 형용사는 활용을 하는 어휘 부류로서, 어미와의 결합을 통하여 실현된다.
(8) 형용사는 현재 평서형의 활용을 할 때 ‘-는다/-ㄴ다’와 결합하지 않고 ‘-다’와 결합한다.
(5)에서는 형용사의 의미적 측면을, (6)은 통사적 측면을 언급하였으며, (7), (8)은 형용사를 형태적으로 규정한 부분인데, 이 중 (8)은 동사와의 형태적 차이를 언급한 것이다. 이는 3장에서 논의할 형용사의 여러 특성들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으므로 형용사의 의미, 통사, 형태적 측면에 대한 자세한 논의는 3장에서 하기로 하겠다.
2.2. 품사 범주로서의 형용사
한국어의 학교 문법 품사 체계에서, 우선 활용을 하는 부류로 동사와 형용사가 있고, 나머지 명사, 대명사, 수사, 부사, 관형사, 조사, 감탄사 등은 활용을 하지 않는 품사들이다. 형용사는 많은 측면에서 동사와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학자에 따라 형용사를 동사의 일종으로 보기도 한다. 특히 자동사와 형용사는 매우 흡사한 점이 많으며, 두 범주 사이를 넘나드는 어휘들이 적지 않다. ‘결리다, 쑤시다, 두드러지다, 맞다, 틀리다, 재미나다, 기막히다, 눈부시다, 속상하다, 힘들다’ 등은 동사처럼 ‘-는다/-ㄴ다’와 결합하기도 하고 형용사처럼 ‘-다’와 결합하여 쓰이기 때문에 동사로도 분류할 수 있고 형용사로 분류되기도 한다. ‘크다’나 ‘밝다’ 등은 의미에 따라 동사의 활용과 형용사의 활용 형태로 나뉘어진다.
- (9) ㄱ. 철수는 키가 크다
- ㄴ. 요즘 철수가 부쩍 잘 큰다.
- (10) ㄱ. 방안이 무척 밝다.
- ㄴ. 곧 날이 밝는다.
(9ㄱ)과 (10ㄱ)은 형용사로서 쓰인 것이고, 각각의 ㄴ은 동사의 활용을 하는 쓰임이다. <표준국어대사전>(1999, 국립국어연구원)에서는 ‘크다’를 형용사로 처리하면서 (9ㄴ)은 동사적 쓰임으로 처리하였고, ‘밝다’는 동사로 처리하고 그 하위에 형용사적 용법을 수록하고 있다. 이렇듯 동사(특히 자동사)와 형용사는 그 품사 경계가 모호한 부분이 있다. 이는 그만큼 동사와 형용사가 의미적, 형태적, 통사적으로 공통점이 많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다.
국어 문법에서 ‘이다’와 ‘있다, 없다, 계시다’ 등의 범주 문제도 형용사의 품사 설정과 관계가 깊다. 지정사 ‘이다’는 학교문법에서는 서술격 조사로 분류되고 있으나, 지정사라는 독립된 품사 부류로 보기도 하고 학자에 따라 형용사의 일종으로 다루기도 한다. ‘이다’는 형태적으로는 형용사와 같은 유형으로 활용을 하며, 의미적으로도 ‘상태성’을 지니고 있고, 통사적으로 볼 때도 주어를 비롯한 두 개의 논항을 하위범주화하는 두 자리 서술어로 기능하는 등 형용사의 범주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다’와 반의 관계에 있는 ‘아니다’도 형용사로 분류되고 있으므로 ‘이다’는 형용사로 분류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범주 설정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다’의 어간 ‘이-’가 생략될 수 있다는 점, 주어 다음에 나오는 두 번째 명사구에 격조사 실현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 등은 ‘이다’를 형용사로 보는 관점에 부정적인 증거들이다.
‘있다, 없다’는 한때 존재사로 취급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현재, 이들 어휘를 형용사로 처리하는 데에 큰 이견이 없는 듯하다. 그러나 ‘있다, 없다’의 활용을 보면, 관형형에서 ‘있는, 없는’과 같이 활용함으로써 형용사 활용의 전형적인 모습과는 사뭇 다른 형태를 보이고 있다. ‘있다’의 경우 대부분의 용법에서는 형용사의 의미·통사적 특성을 보이지만, 다음의 (11)과 같이 동사적으로 쓰이기도 한다.
- (11) 나는 집에 [있는다/있겠다/있으려고 한다].
- 이는 형용사로 쓰인 (12)와 비교해 보면 대조적이다.
- (12) *나는 돈이 [있다/있겠다/있으려고 한다].
주로 존재의 의미를 나타내는 ‘있다’ 구문에서 주어가 [+human]의 자질을 가질 때 ‘있다’가 동사성을 띠며, 이 경우 ‘있다’의 존대 어휘인 ‘계시다’는 동사로 분류되고 있다. ‘없다’의 경우는 관형형의 활용에서 ‘없는’의 형태를 취한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형용사의 범주 특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품사 범주로서의 형용사는 그 범위에 있어서 자동사, 지정사, 존재사 등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 이는 품사 체계에서 일부 특성을 공유하는 부류간에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명사와 대명사, 명사와 수사, 수사와 관형사, 명사와 관형사 등도 두 범주에 걸쳐 있는 어휘들이 있으며, 부사와 감탄사, 부사와 관형사 등도 경계 상에 있는 어휘들을 공유한다. 형용사의 범주 한정에 있어서 두 범주에 걸쳐 쓰이는 어휘가 있다면, 주요한 쓰임에서 특성을 드러내는 범주에 귀속시키고 다른 범주적 특성을 보이는 부차적인 용법은 전이적 의미로 취급하는 것이 옳을 듯하다.
3. 한국어 형용사의 특성
3.1 형태적 특성
형용사가 실현될 때의 형태를 살펴보면, 어간에 먼저 파생접사가 붙으며 그 다음에 굴절접사, 즉 어미가 붙는데, 어미의 결합 순서는 선어말어미, 어말어미 순이다. 한국어의 형용사의 형태적 특성에 대하여서는 주로 굴곡적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살펴보겠다.
한국어에서 형용사는 어휘형태소이면서, 어미와 결합하지 않고는 문장 속에 실현될 수 없는 의존형태소의 일종이다. 형용사가 어미와 결합하는 문법 현상을 활용이라 하는데, 활용을 할 때 변하지 않는 부분이 어간(stem)이고, 활용할 때 변화하는 부분이 어미(ending)이다. 예를 들어 ‘좋으셨겠다’에서 형용사의 어간은 ‘좋-’이며 ‘-(으)시-, -았-, -겠-, -다’ 등이 각종 어미에 해당된다. 형용사는 어미와 결합하여 서술어 뿐 아니라 문장에서 여러 가지 기능을 할 수 있다.
- (13) ㄱ. 영희는 얼굴이 예쁘다.(서술어)
- ㄴ. 얼굴이 예쁜 영희.(관형어)
- ㄷ. 영희는 예쁘게 화장을 하였다.(부사어)
- ㄹ. 영희가 예쁨이 널리 알려졌다.(주어)
- ㅁ. 우리는 영희가 예쁨을 알고 있다.(목적어)
형용사 ‘예쁘다’는 (13)에서처럼 전성어미와 결합하여 문장의 여러 성분으로 쓰일 수 있다. 형용사가 전성어미와 결합하여 관형어, 부사어, 주어, 목적어 등의 문장 성분으로 쓰일 때도 명사를 하위범주화하고 선택하는 서술어의 기능을 겸하게 된다.
형용사는 어미와 결합하여 쓰인다는 측면에서는 동사와 다를 바가 없으나, 세부적인 활용 형태를 살펴보면 동사와 다른 점이 많다.
문장의 종결어미는 문장을 끝맺는 기능과 함께 문장의 종류를 결정하고 상대경어법 체계를 표시해 주는 기능을 한다. ‘평서문, 의문문, 명령문, 청유문, 감탄문, 약속문’등 문장의 종류를 나타내는 종결어미 중 형용사는 ‘청유문, 명령문, 약속문, 감탄문’을 나타내는 어미와 결합할 수 없다. 현재 종결형 ‘-는다/-ㄴ다’와 결합하지 않고 ‘-다’와 결합하며, 의문형 어미는 ‘-느냐’가 아니라 ‘-(으)냐’가 결합된다. 형용사는 상대 경어법의 여섯 가지 등급인 ‘합쇼체, 하오체, 하게체, 해라체, 해요체, 해체’을 나타내는 어미와 모두 결합이 가능하다.
비종결 전성어미 중 관형형 어미의 경우에 형용사는 ‘-는’이 아닌 ‘-은/ -ㄴ’이 결합된다. 관형형은 시제의 기능을 함께 하고 있기 때문에, 형용사의 관형형 어미와의 결합은 어휘상적 의미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형용사의 관형형 결합에서 ‘-는’이 빈칸을 보이는 것은 형용사가 공통적으로 가지는 [상태성]의 자질 때문이다. 즉, 용언이 가지는 의미적 자질이 형태적인 제약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행위성]이나 [동작성]의 특질을 주로 가지는 동사에는 관형형 ‘-는’이 결합될 수 있으나 [상태성]을 지니는 형용사는 관형형 ‘-는’과 결합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용언이 가지는 어휘상적인 특성이 특정한 어미와의 결합을 활성화시키거나 제약하는 원인이 되는 것이라는 추정을 가능하게 해 준다. 동사 중에서도 [행위성]이나 [동작성]이 없는 일부의 자동사들은 관형형 결합에 있어서 형용사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예컨대 다음의 경우를 살펴보자.
- (14) ㄱ. 잔뜩 찌푸린/*찌푸리는 하늘만큼이나 흐린 하루였다.
- ㄴ. 주인을 찾자 검게 찌든/*찌드는 얼굴의 아낙네가 나왔다.
- ㄷ. 그들은 해질 무렵에야 간신히 바위섬에 도착하여 지친/*지치는 몸을 쉬었다.
(14)의 밑줄 친 부분에 쓰인 ‘찌푸리다, 찌들다, 지치다’ 등은 ‘-는다/-ㄴ다’와 결합이 가능하기 때문에 형용사가 아니라 자동사로 분류되지만, 관형형 어미인 ‘-는’과 결합하지 않는다. 동사는 대부분 관형형 ‘-는’과의 결합하기 때문에 이는 극히 예외적인 현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위의 예문에 쓰인 어휘들이 품사 분류상 동사로 분류되면서도 관형형 ‘-는’과 결합할 수 없는 것은 이러한 부류의 자동사들이 [행위성]이 아닌 [상태성]에 가까운 어휘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부사형 어미의 경우, 동사는 ‘-아/-어’형이 우세하고, 형용사는 ‘-게’형이 단연 우세한데, 이는 어미 ‘-아/-어’와 ‘-게’의 의미적인 속성과 관계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어미 ‘-아/-어’는 완료의 의미를 나타내며, 지속성을 내포하지 않는다. 이러한 의미적 특성 때문에, ‘-아/-어’는 형용사와 잘 결합하지 않고, 동사 중에서도 순간동사와는 결합하기 힘들다.
‘-게’는 부사절을 만드는 기능과 함께 단순히 수식의 기능만을 하는 기능이 있다.
- (15) ㄱ. 차가 지나가게 옆으로 비켜섰다.
- ㄴ. 어머니는 내 팔을 가볍게 잡으였다.
(15ㄱ)의 밑줄 친 부분인 ‘차가 지나가게’는 부사절이라고 할 수 있지만 (15ㄴ)의 ‘가볍게’는 부사절이라기보다 부사어로 기능하는 것으로 보인다. 즉, 예문 (15ㄱ)의 ‘지나가게’는 주어인 명사구 ‘차가’에 대하여 서술하는 기능과 아울러 용언을 수식하는 부사어의 기능을 함께 가지고 있는 데 비해, (15ㄴ)에서의 ‘가볍게’는 주술 관계를 상정할 수 없으므로 서술의 기능보다는 용언을 수식, 한정하는 기능이 주가 된다. 특히 ‘-게’는 형용사와 결합할 때 서술의 기능보다 주로 수식의 기능을 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 형용사가 가지는 ‘상태성’의 의미 특성이 어미 ‘-아/-어’보다 ‘-게’와 더 결합하기 쉽게 하는 원인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동사의 경우는 ‘위하다, 관하다, 의하다’ 등 특정한 몇 개의 어휘에서만 종결의 활용형이 쓰이지 않는 데 비해, 형용사는 말뭉치에서 종결형의 형태가 나타나지 않는 비율이 동사에 비하여 훨씬 높다. 일부의 형용사들은 이론적으로는 종결형으로의 쓰임이 가능하나, 실제 쓰임에서 종결형보다는 주로 관형형 ‘-은’나 부사형 ‘-게’와 결합하는 빈도가 훨씬 높다는 것은 실제 말뭉치 용례 분석을 통하여 확인할 수 있다.
용언의 관형형은 그 용언을 관형어의 자리에 올 수 있게 해 주며, 부사형은 결합하는 용언을 부사어의 기능을 할 수 있게 한다. 그러므로 수식언인 관형형이나 부사형은 수식의 기능이 우선적일 수밖에 없다. 즉, 같은 활용형이라 할지라도 관형형과 부사형은 서술보다 수식의 기능이 우선이고, 종결형이나 연결형은 상대적으로 서술의 기능이 먼저인 것이다. 형용사는 주어의 상태나 속성을 설명하는 것이 주된 기능인데, [상태]라는 의미적인 특성상 서술보다는 한정의 기능에 더 가까운 측면을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해서, 형용사의 ‘상태’와 ‘속성’은 동사가 주로 가지는 ‘행위’나 ‘동작’보다는 서술성이 떨어지게 된다. 예를 들어, ‘옷이 예쁘-’라는 명제를 표현할 때, 사람들은 ‘예쁜 옷’이나 ‘옷을 예쁘게 (입었다)’ 등의 관형형 혹은 부사형의 수식 형태를 더 많이 쓰는 경향이 있다.
형용사는 일부 접속어미와 결합할 때도 제약을 보이는데, 목적이나 의도를 나타내는 ‘-려고, -러, -느라고, -고자’ 등의 접속어미나, 두 동작간의 관계를 나타내는 ‘-자마자, -려다’ 등의 어미와 결합할 수 없다. 이러한 어미 제약은 대체로 형용사의 의미 특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형용사는 상(aspect)를 나타내는 ‘-어 있다’, ‘-고 있다’와도 어울리지 못한다. ‘-어 있다’는 주로 행위의 완료라는 상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고 있다’는 진행상의 의미를 가지는데, 이는 형용사의 [상태성]이라는 의미적 특성과 맞지 않기 때문에 결합이 불가능하다.
3.2. 통사적 특징
형용사는 동사와 마찬가지로 문장의 서술어로서, 문장의 가장 필수적이고 핵심적인 부분을 구성한다. 형용사는 문장에서 나올 수 있는 논항의 유형을 한정하며(선택 제한, selectional restriction), 주어 이외에 필수적인 문장의 구성 성분으로 어떠한 범주의 논항을 취할 것인가(하위범주화, subcategorization)와 몇 개의 논항을 실현시킬 것인가(결합가, valency)를 결정한다.
형용사는 하나의 논항만을 요구하는 한 자리 형용사와 두 개의 논항이 나올 수 있는 두 자리 형용사, 세 개의 논항이 나오는 세 자리 형용사의 세 가지 유형이 있다.
- (16) ㄱ. 하늘이 파랗다.
- ㄴ. 바람이 제법쌀쌀하다.
- ㄷ. 나는 춥다.
- (17) ㄱ. 나는 팔이 아프다.
- ㄴ. 바구니가 봄나물로 그득하다.
- ㄷ. 영희가 철수와 친하다.
- ㄹ. 형이 동생보다 낫다.
- ㅁ. 아래층에 전화기가 있다.
- ㅂ. 철수가 돈이 많다.
- ㅅ. 담배가 건강에 해롭다.
- ㅇ. 철수가 이곳 지리에 밝다.
- (18) 영희가 철수와 키가 비슷하다.
- (19) ㄱ. 나는 그가 떠난다는 것이 아쉬웠다.
- ㄴ. 그가 어느 산사에 있는 것이 확실했다.
- ㄷ. 사용하기 편하기만 하면 아무리 볼품이 없어도 관계없다.
(16)에서 보인 문장들은 모두 한 자리 형용사를 서술어로 하는 예문이며, (17)은 두 자리 형용사가 쓰인 예문이고 (18)은 세 자리 형용사 구문의 예이다. (19)는 명사절이나 부사절 등의 절을 필수적, 수의적 논항으로 요구하는 형용사 구문이다.
한국어에서 논항구조는 서술어와 그 서술어가 요구하는 논항, 그리고 격을 구체적으로 실현시키는 격표지로 이루어져 있다. 격은 문법적 기능과 의미적인 역할을 갖는 추상적인 문법범주인데, 구문의 형성에서는 그 기능과 의미에 부합하는 격표지를 선택하여 격범주가 실현된다. 형용사는 자신의 논항에 대격을 할당하지 못하기 때문에 두 자리나 세 자리 서술어인 경우에도 이른바 목적어라고 하는 ‘를’ 명사구를 취할 수 없다.
형용사가 주어 외에 취하는 논항으로는 ‘에’ 명사구, ‘로’ 명사구, ‘와’ 명사구, ‘보다’ 명사구, ‘가’ 명사구, 그리고 그 밖의 명사절이나 부사절을 들 수가 있다. 형용사는 ‘를’ 명사구를 보충어로 취할 수 없을 뿐 동사처럼 다양한 논항구조를 가지고 있다. 흔히 형용사의 논항구조는 동사에 비해 지극히 간단할 것이라는 예상 하에, 동사의 틀에 맞추어 형용사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 그러나 예문 (16), (17), (18), (19)에서 보듯이 형용사는 서술어로서, 동사에 뒤지지 않을 만큼 다양한 통사구조를 가지고 있다.
형용사 구문 중에서 (16ㄷ), (17ㄱ), (19ㄱ)과 같은 문장을 심리형용사 구문이라고 하는데, 이 때 주어에 결합되는 주격조사는 ‘이/가’가 아니라 ‘은/ 는’이다. 조사 ‘은/는’은 격조사가 아니라 보조사이며 ‘이/가’가 한국어의 주격조사라는 문법적 사실을 두고 볼 때 이는 무척 특이한 현상이다. 이는 심리형용사의 주어에 화자와 동일한 1인칭만이 나타날 수 있는 인칭제약과 관련이 있는 듯하다. 주어와 결합하는 조사로 ‘이/가’와 ‘은/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주어가 나타내는 정보가 구정보이냐 신정보이냐에 달려 있다. 심리 구문의 주어는 항상 화자와 일치하므로 항상 구정보가 되기 때문에, 주격조사로 ‘이/가’가 결합되지 않고 ‘은/는’이 결합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
형용사도 동사처럼 자신의 논항에 의미역을 할당하는데, 형용사는 동사와 달리 자신의 논항에 행동주(Agent)의 의미역을 할당할 수 없다. 형용사 구문에서 주어의 의미역은 경험주(Experiencer)인 경우와 대상(Theme)역이나 처소(Location)역인 경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형용사를 서술어로 하는 문장은, 주격조사가 두 번 이상 나오는 주격중출 구문(이중주어 구문)을 이루는 경우가 많다. 형용사를 서술어로 하는 주격중출 구문의 예는 다음과 같다.
- (19) ㄱ. 나는 학교에 가기가 싫었다.
- ㄴ. 나는 발바닥이 간지러웠다.
- ㄷ. 바구니가 과일이 그득하다.
- ㄹ. 아내가 몸살 기운이 있다.
- ㅁ. 영희가 영어가 서투르다.
- ㅂ. 그 여자가 머리가 길다.
- ㅅ. 그가 길눈이 밝다.
- ㅇ. 그 사람이 바로 철수가 틀림없다.
형용사가 주격중출 구문의 서술어로 자주 쓰이는 것은 두 개의 논항을 요구하는 두 자리 서술어 구문에서 형용사가 두 번째 명사구에 대격을 할당하지 못하는 비대격 서술어이기 때문이다. 소위 비대격 서술어(unaccusative predicate)는 기저구조에서 수동태의 동사처럼 주어는 갖지 못하고 목적어만을 갖는 서술어인데, 기저구조에서의 목적어는 표면구조에서 반드시 주어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형용사의 수식 관계를 살펴보면, 형용사는 일반적으로 양태부사어와 어울리지 않고 정도부사어하고만 어울린다.
- (20) ㄱ. 그 여자는 {매우, *잘} 예쁘다.
- ㄴ. 그 여자는 {*매우, 잘} 뛴다.
(20)은 형용사와 동사가 서로 다른 부류의 부사들과 어울리는 특성을 가졌음을 보여준다. 양태부사 ‘잘’은 형용사와는 같이 쓰이지 않고 동사와 주로 어울리며, ‘매우’와 같은 정도부사는 동사보다는 주로 형용사하고만 어울린다.
형용사는 수단을 나타내는 ‘로(써)’와도 일반적으로 어울리지 못하며, 처소의 ‘NP+에서’나 시점이나 변화를 나타내는 시간부사어하고는 일반적으로 같이 쓰이지 못한다고 알려져 있다.
- (21) ㄱ. 그 여자가 {*화장으로(써), (?)화장함으로써, 화장하였기 때문에} 예쁘다.
- ㄴ. *그 여자가 집에서 예쁘다.
- ㄷ. 그 여자가 {*봄에, *지금, *아침에, *갑자기, *곧} 예쁘다.
(21)은 형용사가 수단을 나타내는 ‘NP-로(써)’나 처소의 ‘NP-에서’, 그리고 시간부사어하고 잘 어울리지 못함을 보인 것이다. 이러한 부사어들은 대체로 동사와는 자유롭게 쓰일 수 있다.
3.3. 의미적 특성
형용사는 대상의 성질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단어들의 어휘 문법적 부류이며, 대상의 비과정적 표식에 의하여 특징지어진다. 행동성, 또는 과정성의 표식에 의하여 특징지어지는 동사와는 달리 형용사는 대상의 비과정적 표식인 성질성과 관련되어 있는 단어 부류이다. 동사 가운데도 가끔 상태를 나타내는 것이 있으나 그 밑바닥에는 과정의 뜻이 깔려 있다. 그러므로 형용사의 가장 중요한 의미적 특성으로 [상태성]을 꼽을 수 있다.
화자가 어떤 사건을 표현하기 위해서 문장이라는 언어 단위를 사용하는데, 화자가 그 사건을 단일 사태로 인식하느냐 복합 사태로 인식하느냐에 따라 서술어로 동사를 선택하기도 하고 형용사를 선택하기도 한다. 화자가 만약 그 사건을 단일 사태로 인식한다면 형용사를 서술어로 선택할 것이요, 복합 사태로 인식한다면 동사가 선택된다. 한국어의 경우, 형용사가 동사와 마찬가지로 계사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서술적 용법으로 쓰일 수 있기 때문에, 화자의 선택은 더 명확하다. 형용사는 하나의 사태를 표현하는 데 비해 동사는 두 개 이상의 사태를 나타낸다. 동사의 주요 의미적 특성인 ‘동작’이나 ‘과정’은 두 개 이상의 사태를 포함한다. 예를 들어, 동사 ‘가다’, ‘오다’ 등의 이동동사는 이동 전과 이동 후의 두 가지 사태를 표현한다. ‘예쁘다’와 ‘예뻐지다’를 비교해 보면, ‘예쁘다’는 대상에 대한 단순한 상태의 표상인 데 반하여 ‘예뻐지다’는 ‘예쁘기 전의 상태’와 ‘예뻐진 다음의 상태’의 두 가지 사태를 전제해야 한다. ‘젊다’와 ‘늙다’를 보면, ‘젊다’는 대상의 단순 상태를 서술하는 데 반해, ‘늙다’는 ‘늙지 않은-젊은- 상태’와 ‘늙은 상태’의 두 가지 사태를 서술하기 때문에 반의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젊다’는 형용사이고 ‘늙다’는 동사인 것이다. 한국어에서 상태의 변화를 나타내는 서술어가 형용사가 아니라 자동사인 것은 상태의 변화가 두 가지 사태를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상태성]이라 해도 형용사의 [상태성]은 단일 사태를 나타내며, 자동사의 [상태성]은 복합 사태를 의미한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어의 형용사를 동사의 하위 부류로 보아 ‘상태 동사’라고 규정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상태 동사’에는 형용사를 포함하여 일부의 자동사가 속하게 되기 때문에, ‘형용사=상태 동사’라는 등식은 형용사에 대한 정확한 기술이 될 수 없다.
범언어적으로 볼 때 형용사의 의미적 유형으로 다음의 l 13가지를 들 수 있다.
- (22) 형용사의 의미적 유형
① 크기(Dimension); |
크다, 작다, 두껍다, 얇다 |
② 나이(Age); |
젊다, 어리다 |
③ 평가(Value); |
착하다, 모질다, 성실하다 |
④ 색깔(Color); |
하얗다, 까맣다, 빨갛다, 파랗다 |
⑤ 자질(Physical Property); |
무겁다, 가볍다, 달다, 쓰다 |
⑥ 심리(Human Propensity); |
기쁘다, 슬프다, 좋다, 싫다 |
⑦ 속도(Speed); |
빠르다, 느리다 |
⑧ 용이(Difficulty); |
쉽다, 어렵다 |
⑨ 유사(Similarity); |
같다, 다르다 |
⑩ 판단(Qualification); |
바르다, 틀리다, 괜찮다 |
⑪ 수량(Quantification); |
많다, 적다, 있다, 없다 |
⑫ 위치(Position); |
높다, 낮다, 가깝다, 멀다 |
⑬ 기수(Cardinal Numbers); |
해당 어휘 없음 |
한국어의 형용사는 이 중에서 기수 형용사 (Cardinal Numbers Adjective)를 제외하고 12가지 의미유형에 걸쳐 분포되어 있다. 형용사는 의미적으로 (22)와 같이 나누지 않고 여러 가지 하위 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으나, 의미적 특성에 의한 유형 분류는 자의적인 측면이 강하다. (22)의 의미 유형은 형태·통사적 유형과는 별개로 세계 대부분의 언어에서 발견되는 형용사의 의미 특성을 기반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한국어의 형용사의 의미 특성이 다른 언어들에 비하여 어떠한 분포를 보이는가를 잘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4. 맺음말
한국어의 형용사는 언어유형론적으로 볼 때 동사에 가까운 어휘 부류이지만, 동사와는 많이 다른 형태적·통사적·의미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들 특성은 대부분 다른 언어에서 보기 드문 현상들로서 언어유형론적인 측면에서 주목할 만한 것들이다. 이 글에서는 객관적인 시각에서 형용사의 정의와 여러 가지 특성에 대한 기술을 하려고 하였다. 주로 동사와의 비교를 통하여 형용사의 특성에 대한 논의를 하였는데 공통적인 부분보다는 상이한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 논의하였기 때문에, 실제보다 동사와 형용사의 다른 점이 좀더 부각된 감이 없지 않다. 또한 지면 관계상 형용사의 어휘 내적인 구성인 조어법적 측면에 대한 고찰과, 어휘 외적인 부분인 계량언어학적 분석에 대한 논의는 하지 않았다.
형용사는 사건의 서술이 아니라 대상에 대한 주관적인 판단이나 객관적인 상태나 속성에 대한 서술이므로 동사처럼 반드시 시간과 공간의 전제가 필요하지는 않다. 동사와 형용사의 의미적 전제의 차이는 논항 선택의 차이를 가져온다. 이렇듯 형용사의 형태적 특성과 통사적 특성, 그리고 의미적 특성은 서로 깊이 연관되어 있다. 형용사의 형태적인 제약들은 대부분 형용사가 가지는 [상태성]이라는 의미적 특성에서 기인한다. 한국어 형용사의 통사적 특성 중에서 논항구조의 형태나 구조적 측면에서 많은 영향을 미치는 비대격성의 자질도 ‘행위성(activity)’의 결여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으므로, 형용사의 구조적인 부분에서 의미적 특성이 차지하는 비중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이 글에서는 한국어의 형용사를 동사와는 별개의 독립적인 품사 범주로 논의했지만, 경우에 따라서 용언 전체를 통합적 시각에서 고찰할 필요가 있다. 대칭구문이나 장소보어교차구문, 심리구문 등 타동사, 자동사, 형용사 전반에 걸쳐 있는 용언의 유형에 대한 논의나 어휘상적인 유형 분류에 대한 논의를 하거나, 한국어 서술어의 논항구조 전반에 걸친 논의를 하려면 형용사와 동사를 하나의 범주로 묶어서 보아야 할 것이다.